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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자의 썰 May 17. 2020

COVID19 그리고 미국치과 2






3월 중순, 코로나 사태가 발표되고 난 후 아직도 미국은 혼란 가운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과 주정부 지사 사이의 불협화음은 여전히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고, 국민 모두는 애타게 새로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펜실베니아 주는 4월부터 모든 비즈니스 셧다운에서부터, 주민들도 모두 집에서 나오지 말라는 주지사 명령이 떨어졌다.  다음번 발표가 있기까지는 변동상황은 없다고 단호했다.  4월 말에 다시 주지사가 등장해서 새로운 기자회견을 했다.  담주면 이 모든 것이 풀리겠지라고 희망을 했지만, 아직 펜실베니아 주에서 코로사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그리곤 같은 명령이 다음 달 말까지 유효시킨다고 발표를 했다. 다른 주도 별반 다르지 않는데, 텍사스 주 같은 곳에서는 Quarantine, 자가격리, 을 해지하라고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4월에 Quratine 명령이 떨어졌을 때 모든 치과도 문을 닫아야 했고, 나름 ADA (American Dental Association)에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명확하지가 않았다.  5월에 다시 2차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었고, 기본은 여전히 당장 급하지 않은 환자들은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최고기관에서 조심스럽게 말을 해야 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 것이나 너무나 아쉬운 것이 있다.  “자기 환자들을 잘 아는 의사가 상황을 판단해서 필요한 치과치료는 허용된다”라는 말이 들어갔으면 좋았겠다란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ADA에서 발표하는 가이드라인은 그야말로 가이드라인이지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듯이 그 가이드라인을 모두 따라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지만 다 들 나처럼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린 나름 응급환자들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서 공지를 한 것도 있지만 이메일과 전화를 많이 받았다.  당장 의사가 필요하데 문을 연 치과가 없어서 이리저리 연락하다 우리에게도 연락을 닿는 경우였다.  다행히 나랑 생각이 같은 우리 수간호사 덕분에 우린 그나마 응급환자들을 줄 세워 보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이 쌓여 있다.  


병원에 스태프들이 돌아오기를 겁내 하고 있다. 같이 일하는 파트너 의사들도 마찬가지이다.  PPE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를 위해서 평소에 쓰지 않는 일회용 가운, Facial Shield, Air Purifier, Fan, Thermometer 모두 준비해 놓았지만 돌아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스태프들이랑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거의 Open Heart Surgery를 하는 수술장 셋업을 원하고 있다. 너무 과장되게 걱정을 하는 것이 분명한데, 그러지 말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혹시나’ 하는 그 걱정 때문에 모든 것이 올스톱되어버린다.  우리가 정부의 입장이 발표되기 전에 아무 특별한 PPE 없이 환자들을 보고 있을 기간, 바로 그때가 코로나가 제일 왕성히 퍼져 나가고 있었고 우린 아무런 감염이 없었는데. 그것이 팩트이지만 무색할 뿐이다.

어떤 식이라도 강요는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제일 위험한 위치에 있는 내가 제일 앞에 나서서 일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스태프들은 나서지 못한다.  어쩌면 내가 정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25년 동안 생각해온 Patient Care이라는 것이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혼란이 밀려오기도 한다.     


5월 말인 지금은 다음 달에는 Quratine이 풀리겠지 하는 희망과, 어떻게 다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을지 논의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온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전과는 너무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서로를 의심하고, 서로를 의지하지 못하는 그런 불길한 예감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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