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왜 불러도 대답이 없어요?" 물으며 문을 여니,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낮에도 캄캄한 방 벽에 등을 기대고 홀로 앉아 할머니는 우느라 대답을 못했다. 우는 것이 부끄러워 없는 척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할머니가, 아흔 살 할머니가 우는 것도 신기하고 부끄러워하는 것도 신기했다. 나는 할머니들은 울지도 부끄러워할 줄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들은 이 세상 어떤 끔찍한 일을 보아도 이젠 더는 울지 못하는 사람인 줄 알았고 이 세상에서 더는 창피한 일을 겪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인 줄 알았다. 어쨌든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나는 할머니가 할머니에게 고통을 주는 세상이 야속해서 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