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아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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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를 찍었다.
최후 마지노선에 비해 3일 빠르게.
하지만 수정과정이 남았으니
결국 시월은 마지막까지
내가 벼르던 책쓰기의 연속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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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와 스토리를 만든다는 같은 차원이 아니다.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소설, 동화 등의 장르가 있을 터인데.
나는 어른 독자를 포함한 채 동화 한 권을 약속했다.
이러구러 꽤 긴 시간을 놀다가
정해진 마감, 그것도 출판이 완료된 시점의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 앞에서 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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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가로서 마감이 있는 글작업은 일단 행운이다.
발표가 예정되지 않은 글쓰기라면 급할 것도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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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소설창작반 강사님을 모신 적 있지만, 난 원시시대 집짓기처럼 여태 설계도를 모른다.
이것은 개성일까 결점일까?
결점이라 해도 마감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는 사실 앞에선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데,
"무조건 써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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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짓고 허물고
기둥을 세웠는가 하면
기초가 엉망이고
지붕을 덮었는가 하면
다 일그러지고.
여태 책이란 것을 엄청나게 읽었어도
나만의 스토리 완성은
한 걸음 전진조차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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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버텼다.
내 부족과 결핍을 인내하고
실패와 조급함을 수긍하고
...
숨통을 트게 하는 방법으로
본디 복잡한 걸 싫어하는
나의 싱거운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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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월
나의 책쓰기는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서
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