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아버지를 죽일까? 살릴까?

드라마를 쓰기로 했다.

by heavenlyPD

드라마를 제작할 때

엔딩을 먼저 생각하는 방식은
꽤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이다.


그래서 요즘 나의 최대 난제는,

“아버지를 죽일까? 살릴까?”

주인공 형사의 아버지 말이다.

감정 이입이 깊어질수록 결론은 더 내기 어려워졌다

이럴 땐, 이 드라마를 쓰기로 결단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드라마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뭐지?”


그 답은 '용서’다.


물론, 불가능해 보인다.
자신을 성폭행한 아버지를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는가!

'용서'라는 답 앞에서

나 역시 마음이 흔들린다.


그럼에도 나는 말하고 싶다.

용서가 진정한 치유의 시작임을.


그때 베드로가 나아와 여쭈었다.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흔 번을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 마태복음 18:21-22 -


이 말씀은 정말 내 마음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동시에 소망이 된다.


이렇게 불가능해 보이는 용서가

나의 힘이나 능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도우심으로

가능하다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를 살려두기로 결정했다.




주인공이 아버지를 마주하는 장면을 그려본다.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는 주인공

#분노와 슬픔, 복잡한 감정이 얽힌 눈빛

#그리고 묵직하게 내뱉는 한 마디


그 한 마디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해야 한다.


아버지의 죄를 덮는 말도,

모든 것을 잊었다는 말도 아니다.


진정한 치유를 향해 내딛는 발걸음이자,

자신을 묶고 있던 사슬을 끊어내는 선언이어야 한다.


그 말이 무엇일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은 주인공이 상처로부터

진정으로 자유해지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그때 주인공의 눈물을 닦아 주시며

치유의 길로 인도하실 주님과 함께

나도 그 자리에 있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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