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기

드라마를 쓰기로 했다.

by heavenlyPD

드라마 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몇몇 지인들에게만 나눴다.


그러면 꼭 따라오는 말이 있다.

"소재는 너무 좋은데

성범죄 드라마는 너무 무겁지 않아?

사람들이 보려고 할까?"


맞는 말이다.

성범죄는 분명 불편한 주제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은

그 불편함을 마주하는 걸 힘들어한다.


너무 당연하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조사를 할 때마다

힘이 드는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과연 인간이 어디까지 악할 수 있을까.."

성범죄 사건을 들여다보는 일은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마주하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의 드라마 속 형사들이 견디는 무게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기 위한

나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 드라마를 사람들이 보고 싶어할까?

대중성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자극적인 요소로 시선을 끌고 싶지는 않다.

아니,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쓰고 싶은 건

'사건'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다.


상처받은 피해자를 '생존자'로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들 곁에서 묵묵히

진실을 찾아가는 형사들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가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공개될 수 있을까?


확신은 없다.

그럼에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고통받고 있고,

누군가는 그 고통 앞에서 홀로 견뎌내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를 향한 사회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앞으로 더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며 글을 쓴다.


내 글이 누군가에겐 회피가 아닌,

용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지금 내가 걷는 이 길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여정이라 믿는 마음으로,

오늘도 한 글자씩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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