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쓰기로 했다.
드라마 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몇몇 지인들에게만 나눴다.
그러면 꼭 따라오는 말이 있다.
"소재는 너무 좋은데
성범죄 드라마는 너무 무겁지 않아?
사람들이 보려고 할까?"
맞는 말이다.
성범죄는 분명 불편한 주제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은
그 불편함을 마주하는 걸 힘들어한다.
너무 당연하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조사를 할 때마다
힘이 드는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과연 인간이 어디까지 악할 수 있을까.."
성범죄 사건을 들여다보는 일은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마주하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의 드라마 속 형사들이 견디는 무게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기 위한
나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 드라마를 사람들이 보고 싶어할까?
대중성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자극적인 요소로 시선을 끌고 싶지는 않다.
아니,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쓰고 싶은 건
'사건'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다.
상처받은 피해자를 '생존자'로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들 곁에서 묵묵히
진실을 찾아가는 형사들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가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공개될 수 있을까?
확신은 없다.
그럼에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고통받고 있고,
누군가는 그 고통 앞에서 홀로 견뎌내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를 향한 사회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앞으로 더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며 글을 쓴다.
내 글이 누군가에겐 회피가 아닌,
용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지금 내가 걷는 이 길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여정이라 믿는 마음으로,
오늘도 한 글자씩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