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은 당근 싫은걸 어떻게
당근이 싫은 이유
어릴 때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껍질도 안 벗겨낸 당근 하나를 억지로 먹어야 했다.
흙도 껴있고 뿌리털도 나풀거려서 먹기 싫었는데 그 친구 어머님이 무서웠다.
껍질을 안 벗겨내고 먹어야 몸에 더 좋고, 자기 딸은 잘 먹으니 나도 먹으라고 했다.
비위가 약했던지라 헛구역질을 하면서 먹으니까 눈물도 찔끔 났는데, 어머님이 얄짤없었다.
그 당시 우리 엄마는 당근을 작게 다지거나 예쁘게 스틱으로 먹였던 터라
흙 뭍은 통 당근은 트라우마로 남아버렸다. 안녕... 당근.....
그 날 이후로, 당근이 싫다.
냄새도 색도 만지는 것도 다 싫다 싫어. 내가 한 카레에는 당근 절대 안 넣는다.
사람이니까 싫은 음식 한둘쯤은 있는 게 당연하고 꼭 모든 음식을 다 먹어야 하는 건 아닌데,
내가 싫어한다고 아이한테도 아예 안 먹이는 건 찜찜하다.
당근, 너무 흔한 식재료잖아... 에잇, 당근아... 친해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