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맛있는 냄새!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나서
자연스럽게 내가 먹는 음식은
우리집 냉장고 속 음식들로 한정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는 남편은
점심을 사 먹고, 회식도 한다.
그리고 어쩐지
혼자 맛있는걸 먹은 날은 미안해 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오늘 이거 먹었지!’라고 맞추면
신기해하며 웃더니, 요즘에는 머쓱해한다.
자기만 맛있는 걸 먹고다닌다고
마음을 쓰고 있는게 분명하다.
정작 집에서 잘 쉬고, 뒹굴거리는 건 난데.
며칠 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배가 들어 있는
검정봉투를 흔들면서 집에 왔다.
회식 중간에 슬쩍 빠져나와서 집에 오다가
내 생각이 나서 샀다면서 뿌듯해하는데
고마움 한켠으로 괜히 좀 미안했다.
고마움과 미안함.
이 두가지 마음이 한끗 차이라는 것을
결혼 전에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