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 삼킨다

주제 랜덤, 분량 랜덤, 재미 랜덤. 시집을 못 가서 쓰는 랜덤 시집

by 박나비

쓰면 뱉었더니


몸은 살이찌고

뼈는 곯아간다


쓰면 뱉지말고

꼭꼭 씹어내자

꿀꺽 삼켜내자


계속 쓰다보면

살은 빠질테고

계속 쓰다보면

뼈는 강해진다


열줄 긴글보다

한줄 짧은글에

문장 하나보다

단어 하나에서

의미 담아내고

감정 느껴지는


쉼표 하나에서

함께 쉬어가고

느낌표 하나에

같이 흐느끼고

물음표 하나에

함께 고민하는


마침내

마침표 하나로

같이 마감하는


그런 글이


계속 쓰다보면

믿고 쓰다보면

쓰여 질거라고


나는 믿는다

믿고 써본다

쓰고 삼킨다.


- 그래서 오늘도 저는 씁니다.



*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하는 글쓴이의 안타까움이 잘 드러나 보입니다.


쓰고 싶은 글이 생겼습니다.

아무리 써도 마음에 들지 않아

썼던 글을 지우고 버리고 반복했더니

새하얀 백지만 남았습니다.

쓰고 싶은 글이 생기기 전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 상태로 기존 글들을 쓰다 보니

문장은 비대해지고,

단어는 모호해지고,

쓰기는 싫어집니다.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는 필력이 생기려면

계속 써야 하는데,

계속 쓸수록 뱉어내고 싶은 글만 써집니다.

쳇바퀴를 돌고 있는 햄스터가 된 기분입니다.


그래도 씁니다.

꾸역꾸역 쓰고

꼭꼭 씹어

꿀꺽 삼키다 보면

쓰고 싶은 글이 쓰여질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이렇게 씁니다.


혹시, 당신도 그렇다면.

같이 씁시다.


그리고 쓰면,

삼킵시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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