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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나비 Apr 07. 2024

떠나는 이유

벚꽃이 날리는 4월의 봄날아침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며

흩날리는 꽃잎에 내 몸도 실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더라


긴 비가 그치지 않는 7월의 여름밤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며

흘러가는 빗물에 내 몸도 실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더라


색색의 향연, 10월의 가을저녁

빨갛게 변해가는 잎들을 바라보며

도망치는 초록에 내 몸도 실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더라


순백의 적막, 1월의 겨울새벽

단색으로 변해버린 세상을 바라보며

녹아내릴 눈사람에 내 몸도 실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더라


흩날리듯

흘러가듯

도망치듯

녹아가듯

그렇게 어디론가 떠나고 싶더라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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