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출근길, 무너지는 마음
츨근길에 유튜브를 통해 여러 ceo와 임원들의 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불끈 의욕이 생겨난다.
역시 자기 계발 콘텐츠나 서적은 주기적으로 수혈해 주어야 한다. 나태해지려던 마음을 곧추세우고, 나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래, 오늘은 임원의 자세로 넓게 보고 깊게 포용하자.'
웅장한 마음으로 사무실 문을 열고 마주한 현실은 우아한 아침 공기를 순식간에 휘저어 놓았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직원들의 업무 태도를 보는 순간, 아침 내내 공들여 쌓아 올린 ‘임원의 마인드’가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느슨한 긴장감, 영혼 없는 눈동자... 그 광경 위로 짜증이 솟구쳤다.
곧이어 강한 질책과 무력감이 밀려왔다.
'나는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나 보다.'
저들의 태도를 반듯하게 세우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 직무에 보람을 느끼게 해주지 못하는 나의 무능함이 나를 옥죄었다.
어떻게 해야 이들에게 일의 의미를 찾아주고 길을 안내해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반듯한 직장생활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직무에 보람을 가지고 일하게 할까?
어떤 의미를 찾아 길을 안내해 줄지 모든 게 막막하다.
모든 게 안갯속처럼 막막하기만 하다.
‘나도 알아서 찾아냈으니 너희도 스스로 알아서 찾아라.. 아니면 말고'.
이런 마음도 살짝 고개를 쳐든다. 저렇게 수동적으로 일하면서 ‘월급날 언제 돌아오나’라고 한다면, 내가 사장이라고 해도 급여 주기 싫어질 것 같다.
고귀한 임원의 마음은 어느새 간데없고, 손해 보기 싫은 고용주의 마음만 서슬 퍼렇게 날이 선다.
출근길의 ‘우아함’은 내 안의 결심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현실의 난관을 마주하고도 무너지지 않는 ‘인내’의 다른 이름이었을지도 모른다.
내일은 임원의 옷을 입기 전에, 조금 더 두꺼운 인내의 갑옷부터 챙겨 입어야겠다. 그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때까지, 혹은 내가 그 길을 비춰줄 등불 하나를 더 켤 힘을 얻을 때까지.
우아한 출근길이 우아한 퇴근길로 이어지는 것은 역시나 쉽지 않은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