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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노멀 Jul 04. 2024

즐거운 유치원 생활을 위해, 엄마가 도와줘야 하는 것은

위험회피성향의 5세 여아, 성남시육아종합지원센터 열린상담실 상담 후기


올해 5세가 되어, 처음 유치원에 입학한 우리 여름이. 아무래도 어린이집 때보다는 규모도 커지고 친구도 많아지고, 교육과정도 다양해지다 보니 적응이 수월할까 걱정되긴 했었다.


참고로, 우리 여름이의 기본적인 성향은 기존의 글에서 확인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위험회피성향이 있는 아이다. >> https://brunch.co.kr/@parknormal/8


3월에 입학해, 3개월이 지난 6월 중순. 여름이가 유치원에 잘 적응했나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확실히 답하지 못할 것 같다.


유치원 담임선생님, 원장선생님과도 지난달인 5월 중순경 상담을 한차례 했었다만, 좀 더 객관적으로 조언받을 수 있었으면 했기도 하고 유치원에는 말하기 애매한 것들도 있어서 이번에는 성남시육아종합지원센터 열린 상담실을 찾았다. 


다음은 내가 질문했던 부분과 그에 대한 답변들이다.




"딱히 유치원에 안 가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쁘게 등원하지도 않는다."

>> 등원거부 없이 스스로 걸어서 등원하고 있다면 기본적으로는 잘 적응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 유치원은 셔틀 타는 친구들을 먼저 하원시킨 후 도보하원하는 친구들을 배웅해 주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도보하원하는 여름이의 경우 연령통합교실에서 10분에서 15분 정도 놀이하며 기다려야 한다. 3월 초에는 이 연령통합교실에서 6,7세 언니들과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아예 교실 입장 자체를 거부한다. 그래서 선생님이 셔틀 타는 친구들을 배웅하는 동안 그냥 복도 의자에 앉아서 기다린다."

>>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함과 긴장감이 있는 상태로 보인다. 여름이가 복도 의자에 혼자 앉아있는 것을 더 원한다면 그렇게 둬도 좋을 듯하다. 억지로 연령통합교실에 들여보내는 것에 부작용이 더 클 것 같다.

>> 혹시 셔틀버스 운행 전에 도보하원을 해보면 어떤가? 유치원에 문의해 봤을 때 가능하다면, 이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


"유치원 입학과 동시에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 무료함 때문에 손톱을 물어뜯는 경우 환기시켜 주면 되는데 아마 여름이는 이 때문이 아니고,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손톱을 물어뜯는 것으로 예상된다. 유치원 담임선생님께서 심하게 물어뜯는다고 피드백을 주진 않고 있는 상황이니, 유치원 생활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점차 소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더 지켜보자. 집에서만 손톱을 물어뜯는다면 소거되는 시간이 짧을 텐데, 유치원에서도 같은 증상이라면 소거 시간이 보다 길 것임을 참고하자.

>> 여름이에게 손톱을 물어뜯는 이유를 가벼운 느낌으로 물어보고, 엄마가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고 싶다고 말해보면 어떤가. 세균 등 때문에 건강에 안 좋다는 이유도 설명하면 좋겠다. 


"같은 반에 놀이를 주도하는 친구가 있다."

>> 5세 아이들도 이미 힘의 우위를 안다. 그래서 역할놀이를 하더라도 엄마(강)와 아기(약) 역할을 하는 것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아직 사회적 기술이 부족해서 누군가 여름이에게 아가 역할을 맡겼을 때 거절을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 제안한 역할을 거절한다고 해서 그 친구가 여름이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꼭 말해주자.

>> 아이의 장점을 부각하면서, 모두가 다 같은 친구라는 점을 강조해 보자.


"집에서 역할놀이를 할 때,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진행하려고 한다."

>> 유치원 활동 중 또래의 욕구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걱정할 일은 아니며, 전반적으로 욕구 충족을 위해 맞춰주는 것도 좋다.


"집에서 역할놀이를 할 때 다치거나 다치게 하는 상황 등을 연출하곤 한다. 건강한 방향의 놀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했던 놀이를 그래도 모방한 것일 수도 있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극적인 상황을 좋아하는 편이다. 공격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보기보다는,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야 그 안에서 의사도 나오고 소방관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 너무 건강치 못한 상황을 연출한다고 생각이 들 때 해줄 수 있을 법한 말은, '여름이는 다치는 상황이 즐거워? 엄마는 마음이 좀 불편하기도 해.' 정도다.


"또래 관계를 위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 여아의 5세는 단짝이 생기는 시기다. 여름이는 본인과 결이 맞고 편안함을 느끼는 친구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엄마의 역할은 다양성을 펼쳐주는 일뿐이다. 여름이가 어떤 친구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탐색해 보다가 멀어질 수도 있고 더 가까워질 수도 있는데, 이것은 아이가 직접 경험해야 하는 몫이다. 여름이에게 또래와의 관계란, 즐거우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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