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유럽여행, 그래도 떠나야 한다.

더 긴장되는, 더 설레는 2016년 유럽 여행을 준비하며

by Sunny hill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만큼 가슴이 설레고, 뛰게 하는 것이 있을까?

지난 해 유럽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고, 그 행복한 준비는 거의 마무리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다시 배낭과 카메라를 가지고 아내와 함께 떠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유럽의 정세는 부부가 손잡고 여유롭게 문화를 느끼는 낭만스런 여행을 하기에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은 것같다. 독일 열차 안에서의 여행객에게 행한 무자비한 만행, 니스 테러, 터어키의 구테타와 이후에 급변하는 정세...... 이제는 어디가 안전하고, 어디가 안전하지 않은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그전처럼 뒷골목을 누비며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나는 것도 조심스럽다. 남이 많이 가는 곳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찾아 가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요즘의 유럽의 분위기는 이만저만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여행을 간다하니 주변에는 걱정하는 눈길들이 하나하나 늘어가고 있다. 나는 그러한 것을 애써 무시하려고 하지만 그러한 시선들이 신경 쓰이기는 한다. 하지만, 우리의 여행도 이미 되물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있다. 항공권, 트래블 패스, 박물관 입장권, 호텔, B&B, 주요 구간 열차 승차권까지 모두 예약하고 지불하였으니, 상황을 핑개로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집을 나서게 될 것이다. 그 돈이 아까워서라기 보다는 여행을 꿈꾸었던 지난 1년을 헛되이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함께 하는 아내도 남편을 믿고 따라가지만, 각종 보도에 내심 신경을 쓰는 눈치이다.

아내는 걱정을 하기는 하겠지만, 지난 해 여행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과 유럽의 오래된 도시의 뒷골목을 다니며 체험했던 기억들 때문이라도 이 여행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지난 해, 우리는 여행에서 지금 생각해도 멋진 사람들을 만났다. 여행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이, 말이 통하든 통하지 않든 여행에서 사람을 만남은 기쁨을 준다. 피렌체 가는 열차안에서 마주 앉아 번역어플로 힘겹게 대화했던 루마니아 아줌마, 길을 못찾아 헤매던 우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였던 친절했던, 한국인 입양아를 둔 이탈리아 아저씨, 호텔에서 일하며 에스프레소를 추천해주었던, 한국에서 공부했다던 성격 좋은 방글라데시 청년, Villefranche sur Saône역까지 차를 태워준, 아이폰 만지며 운전하여 가슴 졸이게 했던, Ars성당 청년 어거스틴, 성모승천 대축일에 로마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드렸던 친절하고 정이 많았던 로마의 아저씨, 아프리카에서 온 풍채 좋은 수녀님, 우리를 축복해주셨던 추기경님이 생각난다. 볼거리 먹을 거리 중에서는 파리 뒷골목에서 먹었던 신선한 즉석 오렌지 주스, 사과들, 피렌체 뒷골목에서 만났던 맛있는 무화과, 로마를 거닐며 먹었던 사과의 맛, 정말로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 그뿐이겠는가. 혼느 강가의 썬탠벤치에서 보냈던 그 여유로웠던 시간들이 유럽으로 다시 나를 이끈다. 그러한 추억 때문에 아내는 은퇴 후에 파리지앵으로 파리에서 세느강을 보면서 여유롭게 짧은 시간이라도 머물고 싶어 한다. 사실은 나도 그렇다.

Assisi Castle 가는 길.
DSC01495.JPG 혼느강의 야경(Lyon)


DSC01737.JPG Seine 강(Paris)
DSC01224.JPG Firenze 뒷골목의 과일가게(그 때의 무화과 맛은 다시 피렌체를 찾게 만든다)

올해는 꼭 보고 싶었던 박물관에서 성화(聖畵)도 볼 예정이고, 여유롭게 세계 최초의 까페라는 곳에서 커피도 마시고, 온갖 아름다운 들꽃들이 아름다운 산길도 여유있게 걸어도 볼 생각이다, 물론 카메라 들고 다니며 풍경을 담느라 자꾸 뒤로 쳐져서 아내에게 지적도 당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예쁜 사진책을 만들어주면 무척이나 좋아할 것 같다.


여행을 떠나면서 'no risk, no return'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떠나지 않으면 그 모든 것들을 만날 수 없을 것이고,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배낭을 싸면서 준비물을 확인하고 있다.


벌써 2017년 여행을 위한 kick-off 미팅을 했으니, 여행에 대한 나의 열망을 그 누가 막겠는가. 오늘도 은퇴 후에 정말 잠시라도 파리지앵으로 살아가기 위한 꿈을 만들고 있다. 어느 유명한 작가가 '청춘! 듣기만 하여도 가슴 셀레는 말이다'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여행이라는 말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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