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원과 현실(2)

A chasm between wish and reality(2)

by Sunny hill
사진. 황칠나무 묘목.

은퇴하고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TV 프로그램은 용감하게 귀농, 귀촌하여 시골살이하는 사람들이다.

EBS건 KBS 건 그런 프로그램은 반드시 찾아서 시청하며 현실에 대비하며, 가진 것은 잊은 채, 그들만을 부러워한다.


TV를 통하여 ‘황칠나무’를 키우는 사람들을 보다 보니, 그 황칠나무를 꼭 심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아내와 옥천 묘목 시작에 가서 어리디 어린 황칠나무 묘목을 입양하여 심고 나니 마음이 흐뭇했다. 이 녀석은 6미터까지 자란다고 하니, 잎을 따서 무엇 무엇하고, 나뭇가지로 무엇도 해야지, 숲을 만들어 볼까 하는 꿈을 꾸고 있는데,


지나가던 동네 지인 부부가 담장 안으로 말을 걸어오신다.

단박에 황칠나무 묘목을 알아보신다. 반가워서 자랑할 겸 이야기하는데,

이 동네는 추워서 황칠나무는 겨울을 못 넘기고 얼어 죽는다고 말씀해 주신다.


‘오, 마이 갓!!’


자료를 검색해 보니, ‘황칠나무는 내한성이 없어서 중부지방에서는 재배할 수 없다.’다고 정부기관이 발행한 자료에 쓰여있다. 아니 그렇게 1년이 넘게 황칠나무를 꿈꿔왔는데, 왜 그런 것을 안 살폈지? TV에서 황칠나무를 말씀하셨던 분들은 모두 남해안 쪽이나 섬에 사시던 분들인데 ㅠㅠ

타이슨 말대로 ‘누구든지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입(주둥이)을 한 펀치 맞기 전까지는 말이다.’가 또 맞아떨어진다.


나의 바람과는 달리, 현실은 이 황칠나무를 밭에서 얼려 죽게 방치하던지, 올여름에는 맘껏 성산의 땅기운을 느끼고, 가을이 되면 아파트 실내로 들어가서 좁은 화분 속에서 웅크리고 자라야 할 것 같다. 평생 케이지 속에서 알을 낳는 닭처럼 말이다. 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황칠나무에게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든다.


황칠나무는 나의 바램과 현실과의 차이를 너무 적나라하게 말해준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라, 올 가을에는 따뜻한 아파트에 모셔 두고, 내년 봄에는 다시 땅 좋은 밭으로 옮겨 함께 잘 지내보자꾸나. 내가 6미터 까지는 못 키워도, 줄기는 굵게 만들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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