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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오늘 Nov 05. 2021

<날마다, 출판> 출간되었습니다!

작은 출판사를 꾸리면서 거지 되지 않는 법

그간 게으르게 연재해왔던 제 출판사 창업기가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날마다, 출판: 작은 출판사를 꾸리면서 거지 되지 않는 법>입니다. 

출판사 쪽에 다섯 개 정도의 부제를 보내드렸는데, 

'설마 이게 되겠어' 싶었던 거지 부제가 만장일치로 선택이 되었다고 하네요. 

좋은 부제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ㅋㅋ



책은 나사에서 일하시는 김현정 연구원 님의 <점>을 비롯, 

의미 있는 에세이들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는 싱긋 브랜드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의 일곱 살 아이가 표지를 보더니, 

아이스크림처럼 생겨서 무슨 맛인지 먹어보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멋진 표지 고맙습니다. 


책의 출간에 맞춰 

두둠칫 스테이션이라는 팟캐스트에 가서 출간 이야기 나눴습니다. 


두둠칫 스테이션



EP13. 에디터리의 커피타임: 좋은 책을 만든다는 유일한 원동력으로 

('날마다 출판' 박지혜 멀리깊이 대표)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

팟빵



책소개

“작은 출판사를 꾸리면서
정말, 먹고살 수는 있는 것인가?”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양산업에 뛰어들어
1년을 버텨낸 출판사 창업 리얼 생존기



이 책 『날마다, 출판』은 대박 내서 건물을 올려보자는 정량적 목표 말고, 저자·독자·출판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책을 만들어보자는 정성적 목표를 가지고 출사표를 던진 한 출판사 대표의 1년 생존기다. ‘편집, 디자인, 마케팅 전 과정에서 저자의 의견을 배제하고, 출간 후 독자 반응이 어떤지를 궁금해하지 않으며, 책이 팔리도록 마케팅하는 것이 아니라 팔리는 책에만 마케팅비를 쏟아붓는 이 기형적인 구조에서 탈출해보자!’ 그는 한 중견 출판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투자를 요청하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한가운데에 출판사를 차린다. 그는 몇십만 유튜버의 책을 내는 데만 목을 매는 폐쇄적인 출판 구조는 팔로워가 없는 저자들의 책은 기획안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다양성의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살 사람 정해져 있는 책 말고, 사지 않을 수 없는 책을 만들자고 결심한다. 분명 시장이 있는데 아직 책이 되지 않은 기획을 고민하고, 팔로워에 상관없이 해당 주제를 가장 잘 쓸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한다. 일단 이런 책이 나오면 소름 돋게 팔리지는 않겠지만 아예 안 팔릴 수도 없다고, 독자의 선구안을 믿어보기로 했다.


차례

프롤로그: 이 굴레와 족쇄를 기꺼이 감내하려는 당신들에게


1장. 차리고 나서야 해보는 질문들: 아프니까 출판인가

왜 굳이 출판사를 차렸나?

그냥 기존 출판사에서 일하면 되는 게 아닌가?

출판사 해서 먹고살 수 있는 것인가?

법인으로 시작하면 뭐가 다른가?

멀리깊이는 연간 얼마를 지출하는 회사인가?

사무실이 꼭 필요한가?

초기에 어떤 비용이 들어가는가?


2장. 기획, 작은 출판사의 유일한 무기: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다

출판사를 창업했다는 말은 곧 출판기획자가 되었다는 말

다섯 가지 원고 유형과 두 개의 원칙

종이책의 필요와 기획의 연관성

저자에게도 유용한 기획인가

잘 쓴 기획안, 몇백 선인세 안 부럽다

나의 필요와 시장의 필요가 맞아떨어질 때 좋은 기획이 탄생한다

외서 판권은 신중하게 사들일 것


3장. 건강한 출판인이 되기 위하여: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는 믿음

최전선에서 저자를 감싸안는 편집을 하자

보도자료에도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저자에게 판매대행사가 아니라 동반자가 되자

최고의 마케팅은 최고의 책에서 출발한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

잔고를 수시로 확인하자

잘 버티고 잘 해낼 수 있는 출판인이 되자


창업 선배와의 대화: 현명하게 선택하기보다 멍청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필로그: 나의 꿈을 사랑해준 당신들에게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일단 시작했다 하면 그지(왠지 너무 분명해서 ‘거지’라고 적고 싶지가 않다)가 될 확률이 높은 대표적 사양산업에 뛰어들어 1년을 버텨낸 기록이다. 힘들었고, 힘들었고, 음…… 힘들었다. 얼핏 봐도 힘들겠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왜 이렇게 힘든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찬 족쇄 덕분에 말도 안 되는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낀 것도 분명하다. 살면서 이 이상의 의미를 구현해낸 적이 있었던가. 남편 만나고 아이들 낳은 것을 제외하면 이토록 행복감 넘치는 일을 해본 기억이 없다.

--- 「프롤로그」 중에서


돈 말고 다른 가치, 대학 말고 다른 방법, 공무원이 아닌 다른 꿈, 인간이 스트레스가 아닌 위로가 될 수 있는 다른 차원의 문제 제기, 외로움이라는 허기를 달랠 다른 인생의 가치를 제시해줄 수는 없는 걸까? 나는 이 욕망에 대한 대안이 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독자 하나하나의 가슴에 이 길 말고 다른 길도 있으리라는 소박한 제안. 그 제안에 수긍하는 독자 1만. 그 1만이 책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이다. 그것보다 잘된다면 진짜 땡큐인 거고, 안 된다고 해서 실망할 것도 없다. 다만 계속 그 제안과 대안에 골몰하는 과정이 출판의 시작과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게 내가 출판사를 차린 이유다.

--- 「왜 굳이 출판사를 차렸나?」 중에서


“그게 자영업자가 짊어지는 고통의 무게예요. 직장인은 똥을 싸도 월급을 받지만, 자영업자는 잠자는 시간에도 임대료가 나가잖아요.” 그렇다고 어쩔 것이냐. 사무실에 대자로 누워서 누가 “이 돈 좀 써볼래?” 하고 가져다주길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남은 돈도 얼른 써서 그걸로 책을 만들어 매출을 내야 했다. 내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창업하고 나서야 깨닫고 말았다. 어쩔 것인가. 나는 부지런히 저자를 만나고, 에이전시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 「초기에 어떤 비용이 들어가는가?」 중에서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저자를 물색해, 그를 잘 연구하고 관찰해서 그의 인생 현재 지점에 꼭 필요한 책을 기획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책이 완성되는 전 과정에서 그의 가장 열렬한 독자가 되어 진심으로 원고에 대한 의견을 전하고 보완해나간다면, 그 책이 나왔을 때 의미가 없을 수 있을까?

--- 「저자에게도 유용한 기획인가」 중에서


나는 저작권 문제가 없는 디자인 툴을 찾아서 해당 기획안에 가장 잘 맞는 디자인 포맷을 찾았다. 프레젠테이션의 표지를 꾸미고 차례를 구성하고, 그것에 맞게 저자의 약력과 책의 목표와 우리 목표에 맞는 본문 구성 요소를 정리했다. 또한 이 책을 볼 독자들의 면면과 경쟁서의 분포 형태, 그 안에서 위치할 이 책의 좌표를 이미지로 나타냈다. 포맷이 새로워지니, 전에는 굳이 하지 않았던 영역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고, 프레젠테이션을 시뮬레이션하는 동안에 책이 좀더 생생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놀라운 건 정말로 이 책을 만들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진짜 이 기획안을 오케이 하시면, 그래서 내가 이 책을 만들어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 진짜 멋진 책이 될 것 같아!’ 하고 흥분되기 시작했다.

--- 「잘 쓴 기획안, 몇백 선인세 안 부럽다」 중에서


혼자 일하는 회사에서 우울감에 빠지게 되면, 회사의 모든 업무가 정지된다. 사무실에 나와 일하는 대신 집에서 웅크려 맥주나 홀짝이면서 처지를 비관하게 된다. 돈을 못 벌어서 우울해지는 바람에 더 돈을 벌기 어려운 상황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다. 동시에 거래처 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날짜에 이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 안정적인 동반자 관계도 훼손된다. 일한 값을 약속한 날짜에 주지 않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믿을 수 있는 협력사 명단에서 제외되는 일도 장기적으로 좋을 리가 없다. 또한 이제껏 준비하던 아이템 대신, 팔리는 다른 책들은 뭐가 있나 기웃거리면서 나도 저런 책을 한번 내볼까 남의 아류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된다. 단기에 빨리 만들 수 있는 걸 찾으려고 혈안이 된다. 이런 책을 내게 되면 가장 먼저 훼손되는 것이 관계성이다. 독자가 생각하는 멀리깊이, 저자가 믿어도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고 원고를 준 멀리깊이, 실제 시장에서 책을 팔아야 하는 마케터가 지향하는 멀리깊이의 정체성이 흔들린다.

--- 「잔고를 수시로 확인하자」 중에서


구매 좌표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출판사 창업에 관심을 둔 분들께,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책 만드는 사람의 각오를, 

제 몸뚱이 먹이면서 책 만드는 일의 무게감을, 

그럼에도 즐겁고 기쁜 출판의 보람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즐겁게 읽어주시기를 바라요. 

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모두 깐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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