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gital wanderlust Jan 01. 2021

05. 뉴욕

R.I.P 엔니오 모리꼬네

IT 서비스기획자의 여행이라는 매거진의  회로 <시네마천국> 촬영지인 체팔루와 팔라조 아드리아노편을 포스팅했는데 거기에 내가 작성한 문장  하나가 아래와 같다.

영화보다 더 강렬했던 엔니오 모리꼬네의 OST. 라고.

https://brunch.co.kr/@parkparky/10

초딩 때 본 영화 <미션>과 중딩 때 본<시네마천국>에서 처음으로 OST가 귀에 들어왔고, 그 때부터 영화를 더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의 영화 음악이 내 인생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OST였고, 그래서 중 1 때 처음 아빠가 카세트 테잎(이문세 4집)을 사주셨으나 이후 OST의 매력에 빠진 나는 가요도, 팝송도 아닌 OST만 줄기차게 구입해 성인이 되었을 땐 꽤 많이 모았었다. 그러나 CD, MD를 거쳐 mp3 파일이 등장하던 시기였던가... 이사를 앞두고 이미 테잎들은 모두 재활용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린 상태였고, CD들은 일부 중고로 팔았으나(인기있을 법한 CD들만) 대부분 버리고 차마 내가 너무 좋아해서 어쩌지 못 하겠는 CD들은(CD Player는 없지만) 간직하고 있다.


암튼 지금은 영화 스크린 속 여행지에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그의 음악을 듣곤 하는데 내 인생에 수많은 경험들이 그로 인해 출발한 부분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뉴욕 더 정확히는 맨해튼이라는 도시를 대변하는 상징물들은 많지만 무엇보다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이 흐르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영화 <원스 어픈 어 타임 인 어메리카>의 포스터 장소 브룩클린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브룩클린은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와 <원스 어픈 어 타임 인 어메리카>의 영화를 통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장소가 되었는데 엔니오 모리꼬네의 OST도 좋지만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OST의 선율도 정말 아름답다. 그래서 난 그 곳에 갔고, 뉴욕에서의 나의 마지막 종착지가 되었다.


나중에 갱스터가 되는 아역 배우들이 빈민가였던 저 골목 어딘가에서 바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고, 저 건물들 어딘가에서 드보라가 발레를 하고 있을 것만 같아 한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만 영화 속 배경과 다르게 스쿨 버스가 영화 스크린 속 장면을 방해하고 있어 그게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장소는 예능 '무한도전'을 비롯해 수많은 곳에서 패러디하며 등장했고, 포스터도 워낙 흔해서 나이어린 세대들도 이 프레임은 알고는 있는데 영화와 음악은 모른다는 사실은 아니러니가 될 수밖에 없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첫번째 내한 공연 첫 곡이 피아노 독주로 시작된 시네마천국의 ‘Cinema Paradiso’였는데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 번째 내한 공연까지 갔었는데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음에 정말 감사하다. RIP 엔니오 모리꼬네.


My best 10

시네마천국 - Cinema Paradiso: 사실 OST 전곡 다 좋아한다.

러브 어페어 - Piano Solo: 영화보다 음악때문에 더 심장이 아려온다.

원스 어픈 어 타임 인 어메리카 - Deborah’s theme: 젊고 잘 생긴 로버트 드니로의 리즈 시절이다.

원스 어픈 어 타임 인 웨스트 - Your Love: 작년에 발매한 조수미씨 앨범 버전이 가장 인상적. 그녀의 포스트를 보는데 작년 11월 그의 자택에 찾아가 올 6월 바티칸에서 콘서트를 하자고 한 것이 그 분과 마지막 약속이 되었다고 한다.

말레나 - Main theme: 곡을 듣고 영화를 만든 느낌이다.

미션 - Gabriel’s Oboe: 시네마천국 다음으로 많이 들은 OST다.

피아니스트의 전설 - 1900’s theme: 누군가의 추천으로 내가 몰랐던 그의 OST를 알게 되었다.

석양의 무법자 - The Good, The Bad, The Ugly: 어렸을 적 아빠 차에서 많이 듣던 음악이다.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The Ugly) - The Ecstasy of Gold: 한국 영화에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으로 오마쥬한 느낌인데 암튼 정말 멋있다.

황야의 무법자 - A Fistful of Dollars: 세기에 이런 OST가 나올까 말까 한 작곡가라 생각한다.


뉴욕(New York)

내가 맡은 프로젝트를 론칭하게 되면 장기 근속 휴가(10일)와 하계 휴가(7일) 그리고 주말(4일)을 포함해 3주(21일) 동안을 연이어 휴가로 다녀와도 된다는 조건으로 팀이동을 했고, 오픈 직전까지 밤 12시까지 일하며 고생한 끝에 오픈한 서비스(에니팡, 아이러브커피 등 국내 최초 소셜 플랫폼)는 다행히도 꽤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난 1년 간 중남미 21일 패키지 여행(평균 여행자 연령이 5,60대이고 가격도 비쌌으나 너무 위험한 지역이라 자유 여행은 포기하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예약함)을 나름 철저하게 준비했으나(구입한 책만 해도 엄청하다) 당시 갑자기 칠레에 지진이 발생하여 참담한 마음으로 예약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14일 짜리(직장인에게 방학같은 21일은 경험할 수 없었다) 미국/캐나다 동부 일주 패키지(7일)와 뉴욕 개인 여행(7일)으로 노선을 급선회 했고, 정말 별로 아는 것 없이(공부하고 준비한 것이 없이) 워싱턴 D.C에 떨어지게 되었다.

미국 동부와 캐나다 동부 지역을 다 돌았는데 수박 겉핥기 식의 감상이었다면(버스타고 이동한 기억밖에 없는데 그나마 나이아가라 폭포는 인상적) 맨해튼에서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소중했다. 

MoMA(뉴욕현대미술관)에서 조우한 Vincent Van Gogh의 '별이 빛나는 밤에'.

<Sex And The City>에서 그녀들이 브런치를 즐겨먹던 '사라 베스'.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 기구 'UN'.

존 레논의 추모 장소가 있으며 진정한 자유가 뭔지 보여주는 '센트럴 파크'

영화 <Love Affair>, <킹콩>,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의 배경이 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영화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배경이 된 명품 거리 '뉴욕5번가'

영화 <나홀로 집에>의 배경이 된 '록펠러 빌딩' 스케이트장

맨해튼의 상징 '자유 여신상'

911 테러의 현장 '그라운드 제로'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관람한 오리지널 뮤지컬 '라이온 킹' 

그리고 부룩클린 브릿지까지.

사실 맨해튼에서의 개인 여행 첫 날 허리를 삐끗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DSLR 카메라에, 덥다 보니 무거운 패딩까지 들고 계속 돌아다녔더니 통증이 점점 심해져 막판엔 호텔 앞에 있는 센트럴파크에 죽치고 앉아 있다가 패키지 할인 항공권이다 보니 업그레이드가 안 돼 비즈니스석을 새로 예약해서 간신히 돌아왔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기 때문에 다시금 가보고 싶은 장소기도 하다.

맨해튼은 모든 것들에서 살아있음이 느껴진다. 출장으로 갔던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미국에 대한 첫인상은 좀 무섭다(노숙자들이 어마무시하게 많았다)였는데 맨해튼은 그보단 나은 느낌이었고 좀 더 구석구석 파들어가고 싶은 묘한 매력을 지닌 도시였다. 역사가 길지 않고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사는 시공간적 특성까지 더해져 지금의 맨해튼을 이루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많은 장소들에 유명인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널려있어 자본주의의 산실과도 같은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뉴욕 여행을 꿈꿀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는 도시이다. 스타벅스 커피 하나 들고 출근 시간에 거리를 걷고 있자면 잠시 뉴요커가 된 착각에 빠져든다.

JFK 공항


Deborah’s theme of 'Once Upon A Time In America' composed by Ennio Morricone.

https://youtu.be/acgVUCe1Y0M


매거진의 이전글 04. 상하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