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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범 May 20. 2019

베트남 전역으로 퍼진 ASF 바이러스

베트남 시골에서

지난 2월에 아프리카 돼지열병 일명 ASF 가 베트남에 발생했다. 이로 인해 중국 다음으로 아시아권에서 두 번째 발생국이 되었다. 중국은 ASF 발생 후 10개월 만에 전국으로 질병이 퍼져 나갔다. 베트남은 발생 발표 후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전국에 바이러스가 퍼졌다. 질병이 발생한 농장의 사장은 울음으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기사가 베트남 공영 TV 인 VTV를 통해 전국에 방송되었다. 지금이 5월인데도 아직까지 방송을 보면 가끔 나온다. 그럼 왜 이렇게 ‘중국보다 빨리 퍼졌을까.’ 의문이 든다. 소문에 근거하면 올해 초에 이미 발생한 지역이 있다고 한다. 돼지는 죽는데 무슨 질병인지 몰라 신고도 하지 않고 그냥 고기로 팔았거나 팔기 어려운 것은 땅이나 강에 버렸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FMD가 발생하면 몇 백 m 또는 2~3Km를 제한 구역으로 선포하고 동물의 이동을 금지시키는 반면 이곳은 그런 것이 없다. 그렇다 보니 전국에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얼마 전 국제 세계 식량농업기구(FAO)가 재난 사항이라는 권고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공무원에서부터 일반 농민까지 설마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했다. 현재 정부 추산 전체 사육 두 수의 4%가 매몰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정부 추산이다. 왜냐하면 보상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ASF에 감염된 돼지는 Kg 당 35000동을 지금 하겠다고 하지만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신고 조차 꺼리는 경우가 생긴다. 


참고로 베트남의 돼지 사육두수는 3천만 두 우리나라의 3배 정도 사육하고 있는 나라이다. 정부 추산 4%이지만 실제 30% 정도 폐사가 되었거나 처리되었다고 한다. 신고를 해도 보상을 해줄지 모르기 때문에 감염된 돼지는 밤사이 도축해서 시장에 고기로 내다 팔고 있다. 심지어 저녁에 호수에 죽은 돼지가 분명히 있었는데 아침에 없어지는 일도 있다. 또 땅에 묻은 돼지가 밤 사이 땅이 파헤쳐 저서 없어졌다는 말들이 많이 들린다. 이런 일들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다 보니 소비자들은 돼지고기를 사 먹지 않는다. 다른 나라는 돼지 고깃값이 오르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오히려 가격이 매주 1000동 정도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교육까지 한다고 한다. 얼마나 불신을 했으면 그렇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몇 년 전에는 돼지에 성장 호르몬제를 투여하여 돼지 가격 파동이 온 적이 있었다. 몇몇 농장 때문에 많은 선량한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 그러니 축산 농민도 소비자도 서로 믿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대책 없이 ‘예방해야 한다’라고만 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많은 대형 농장에서는 PRRS, FMD까지 발병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에 대해 속수무책인 듯하다. 관리하는 직원들도 역시 마찬가지다. 질병이 나에게만 안 걸리면 되지 돼지에게 걸려 죽으면 월급 받고 다르데 가면 되지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나도 피해를 봤으니 같이 피해보자는 심보로 감염된 돼지를 시장에 유통시키고 공무원은 눈감아 주는 대신에 뒷돈을 받고 심지어 발생 농장의 돈 분까지 고무나무 밭에 팔아 토양으로 인한 제2의 전파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국가가 나서서 통제하고 발생이 더 이상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 국가가 두 손 놓고 아무 대책 없이 보내기만 하고 있고 발생이 되지 않은 농장을 찾아다니며 뒷돈이나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런 일들이 하루빨리 베트남에서 사라지기를 희망해본다. 어서어서 사라지고 누구나 열심히 하면 되는 나라가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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