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 조각

지역 균형 발전의 필요성과 비움의 미학

감기, 2013

by 박승아

영화는 시기 상 '신종 플루'를 모티프로 한 것 같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시국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코로나가 한창 번지기 시작하던 시기, 많은 사람들이 <감기>를 재관람해 많은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t1.daumcdn.jpg https://blog.naver.com/theflu2013


전염병에 익숙한 시국이어서인지, 감염에 대한 두려움보다 인물의 대사와 선택에 집중하게 되었다.


극 중 인물의 대사 중, '서울에서 전문가를 모셔온다'는 말이 있다. 영화의 배경지는 분당으로, 꽤 큰 도시고 각종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2013년의 대사 치고는 꽤 올드하다. 혹은, 실제로 인프라나 인재가 모두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것일지도.

바이러스, 전염병, 판데믹 같은 무서운 단어들에서 잠시 벗어나, 지역 균형 발전이 시급하다고 생각한 대목이었다. 땅덩어리가 이렇게 작은데도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곳은 서울이라는 작은 도시 하나뿐이라니.


영화는 네 가지 직업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의사, 구조 대원, 정치인, 군인.

재미있게도 의사, 구조 대원은 양면적 특성을 보이지만 정치인과 군인은 그렇지 않다. 정치인과 군인 역을 맡은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어서 인물의 선택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결과를 그리는 것에 한계가 있었겠지만, 단역이라 하기엔 이야기 전개에 미친 영향이 크고, 조연이라 하기엔 비중이 적다.


t1.daumcdn.jpg https://blog.naver.com/theflu2013


영화에는 등장하는 인물이 너무 많고 다루고 싶은 이야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많다. 이를 2시간 안에 다 풀어내지 못했고, 결국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 몽싸이의 혈청으로 항체가 생긴 미르가 인류를 구할 도구로 선택되었다는 서사도 괜히 쓸데없는 분량만 늘린 꼴이 되었다.


영화는 처음 보는 이에게 전염병에 대한 공포심을 어마어마하게 심어줄 뿐, 아쉽게도 '이 시국'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20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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