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줘! 제니퍼 Jennifer's Body, 2009
인디 밴드 '로 숄더'는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 때문에 제니퍼를 악마에게 제물로 바친다. 하지만 제니퍼는 virgin이 아니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인육을 먹어야만 하게 되었다. 영화는 이후 연쇄 살인범이 된 제니퍼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로 숄더이다.
'로 숄더(Low Shoulder)'는 어깨 아래이므로 심장, 혹은 양심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무명의 인디 밴드가 저지른 극악무도한 일과는 상반되는 이름이라 할 수 있겠다.
로 숄더는 제니퍼에게 인디 밴드로 성공하려면 얼마나 힘든지 아냐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영화에서 그들의 선택은 악마에 대한 의식으로 묘사되었의나, 나는 이것이 단순히 오컬트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악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악마에게서 찾는다. 정말 악마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악마라는 허구의 존재에 기대는 것이다.
제물을 바친 후 로 숄더는 전국 투어를 도는 등 승승장구 하게 된다. 이는 악마 덕이 아니라, 악마가 되어버린 멤버들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멤버들은 자신들이 악마에 영혼을 바친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자신들이 악마 그 자체가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허구의 존재를 만들어 위안을 삼은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정당성은 형편없다. 로 숄더의 보컬은 다른 멤버에게 '평생 카페에서 일할래? 난 싫거든.'이라고 하며 제니퍼를 난도질 한다. 설사 악마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따위 시시한 이유에 손을 들어줄 리가 없다.
영화가 A급은 아니다. 인물은 너무 평면적이고, 비교적 입체적이라 할지라도 인물의 선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편은 아니다. 10년도 더 된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고전 명작'이 존재하는 한, 완성도가 떨어짐에 있어 변명의 여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