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사소한 행동이 누군가의 하루를 흐리게 만들 수도 있고, 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마음에 금을 남길 때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잘못을 인정하는 데 유난히 서툴다. 자존심이 상할까 봐, 억울함이 남아서, 혹은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하지만 마음속에 미안함이 남았다는 건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사과해야 한다." 알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끝없이 이유를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나만 잘못한 건 아니잖아.’ ‘내가 먼저 말하긴 싫어.’ 그렇게 미루는 동안 친구는 마음의 문을 닫고, 가족은 서운함을 삼키며, 사랑하던 사람은 혼자서 상처를 꺼내 본다.
잘못을 인정한다고 작아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자기감정보다 상대의 마음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사람, 그 사람이 더 깊고 단단한 사람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지는 말이 아니라 관계를 지켜내는 가장 정직한 방법이다. 용서를 구하는 일은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는 일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스스로에게 묶여 있던 매듭을 풀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순간 가슴속 돌덩이가 천천히 가벼워진다.
그리고 놀랍게도, 상대도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경우가 많다. 말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그 한마디면 충분한데" 하고 있었던 거다. 사과는 시간을 되돌리진 못해도 상처가 더 깊어지기 전에 멈추게 해 준다.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사람은 약한 사람이 아니라 관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지금이 가장 빠른 때다. 미안하다는 말은 새로운 시작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