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크기가 사람의 크기는 아니다.

by 윤스

살다 보면 참 많은 사람을 만난다.
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사람도 있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내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멋진 자리에 앉아 있고, 누군가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일을 한다.

그런데 세상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눈에 잘 보이는 일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 세상을 지탱할 때가 많다는 걸.

우리는 깨끗한 길을 걷고, 쓰레기 없는 거리를 지나고, 배고프면 쉽게 음식을 사고, 필요한 물건을 아무렇지 않게 손에 넣는다.
이 평범한 하루 뒤에는 수많은 사람의 땀과 시간이 쌓여 있다.
누군가가 해준 작은 일들이 모여 우리는 편안하게 살아간다.

그래서 어떤 일에도 귀천이 없다.
힘든 일도, 남들이 꺼리는 일도 누군가는 해야 하고,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묵묵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이 작아 보인다고 그 사람까지 작아지는 건 아니다.
일의 크기가 사람의 크기를 정할 수는 없다.

가끔 그런 모습을 본다.
점원을 대할 때, 배달 기사를 대할 때, 시장 상인을 대할 때, 자신이 조금 더 가진 걸 내세워 상대를 하대하는 사람들.
말투 하나, 표정 하나가 상대의 하루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모른다.

돈을 쓴다고 사람이 위에 서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누릴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예의는 거창하지 않다.
말투를 낮추고, 고마움을 알고,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것이다.
껌 하나를 사도 미소를 지을 수 있고, 작은 가게에서 물건을 사도 진심을 담아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 한마디가 그 사람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내 마음도 조금 더 단단해진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하찮은 사람도 없다.
각자의 자리가 있고 그 자리가 모여 세상이 만들어진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누구 위에도 서지 않고 누구 아래로도 떨어뜨리지 않는다.

일의 크기가 사람의 크기는 아니다.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직업이 아니라 태도다.
그리고 태도에는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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