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항 : 캠퍼스 커플로 맺어진 아내 메릴, 친 어머니 , 익사로 돌아가신 친 아버지 (그 후로 물공포증이 생김)
영화 ‘ 트루먼 쇼’ 의 주인공 트루먼 버뱅크는 누군가 자신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면 아마 별다른 의심 없이 위와 같이 대답했을 것이다. 하늘위에서 난데없이 조명등이 떨어지고 죽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아버지가 멀쩡히 살아 있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만약 누군가의 계획 하에 24시간 동안의 모습은 물론이거니와 신생아실에서부터 지금까지 나의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 됬다면?
OMG (Oh! my god)
영화 ‘트루먼쇼’는 영화 제목 그대로 주인공 트루먼 버뱅크의 쇼이다. 그가 살고 있는 섬(씨헤븐)은 거대한 하나의 쇼 무대이고, 그의 아내, 친구 심지어 가족까지도 거대한 쇼의 배우들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관객들에게 복선을 제시한다. 아마 눈치가 빠른 관객들은 빠삭하게 알아차리고 영화에 집중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영화 중간 중간에 나오는 트루먼의 아내(메릴)의 심상치 않은 상품 홍보는 트루먼의 삶이 연출된 쇼라는 것을 알려준다. 전 세계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는 프로인 만큼 상대적으로 광고 효과도 어마어마하고 24시간 생방송 이다보니 따로 광고를 내보낼 수도 없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화면에 나오는 모든 물건들은 다 광고가 되는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트루먼의 일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일상에서의 트루먼의 표정, 몸짓, 말 하나하나가 시청자들에게는 ‘쇼’가 되고, 트루먼의 감정에 시청자들도 울고 웃는다.
트루먼의 아내 로라. 그녀도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 하는 한명의 배우일 뿐이었다.
자신의 삶이 누군가에 의해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트루먼은 첫사랑이었던 실비아가 살고 있는 피지섬 으로의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쇼의 주인공이 빠져버린 쇼는 끝나버리는게 당연한 것이 아닌가? 세계 최대의 무대인 만큼 기상상태를 바꿀 수도 있고 이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곧 쇼의 배우이자 스텝이기 때문에 그의 탈출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쉽사리 탈출하지 못한 데에는 트루먼의 물 공포증도 단단히 한 몫을 한다
트루먼 쇼의 감독은 트루먼을 무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어린 트루먼의 눈 앞에서 아버지가 익사로 죽게 만들었다. 물론 이것도 연출의 일부분의 불과하다. 이 꾸며진 죽음을 트루먼은 곧대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 이후로 물 공포증이 생겨, 쉽사리 섬을 떠날 수 없게 된 것이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등장과, 반복되는 일상, 첫사랑 실비아..
트루먼은 결국 바다로 향하는데, 뒤늦게 이를 안 연출진들은 급히 그를 막기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그가 탄 배를 뒤집기 위해 인공 파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유로운 삶을 살기위해 고군분투한 끝에 마지막 출구에 다다르게 된다. 푸른 하늘, 끝없이 이어져 있을 것만 같던 지평선은 결국, 세트의 일부에 불과했다. 벽을 따라 올라간 계단 끝에서 트루먼은 이 쇼를 연출한 감독의 목소리를 듣는다.
"바깥 세상도 다르지 않아. 같은 거짓말과 같은 속임수. 하지만 내가 만든 공간 안에서는 두려워 할 것이 없어.“
“ 넌 언제나 떠날 수 있지만, 그러려고 하지 않았어. 마음만 먹으면 진실을 알 수 있는데도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 자네가 괴로운건 그런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이야“
쇼에서 계속 강조하던 'real'은 어디에도 없었다.
트루먼쇼는 진짜의, 현실적인 ,실재하는 쇼가 아닌 연출진과 스텝들과 배우들의 의해 짜여진 평범한 쇼프로그램일 뿐이었다. 이쯤되면 감독이 진짜로 우리에게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안락함만을 추구하고 정해진 삶의 틀 속에 맞춰사는(주조된) 우리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게 아닐까. 만일 내가 트루먼이었다면, 가상의 세계인 씨헤븐과 진짜 현실 중에서 어쩌면 끝까지 씨헤븐을 택했을 지도 모른다. 내가 알지 못하는 바깥 세상은 어떤 시련으로 꾸며져 있을지, 오히려 안일하고 평온하게 짜여진 삶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도 트루먼이 될 수 있다. 언젠가 ‘내가 트루먼이 된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쯤 모든걸 다 잊고 자신만을 위해 떠나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다. 트루먼처럼 모두에게 인사 한번 하고 "굿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