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맛집 마라탕 찾기 - 그 끝은 어디인가
처음 마라탕을 맛본 건, 대학교 3학년 때즈음 한달 간 중국 곡부로 연수를 갔을 때다.
(참고로 곡부는 산동성 끄트머리에 위치한 곳으로 공자님의 고장이자, 고량주 종류중 하나인
공부가주로 유명한 곳)
일단 길거리 음식에 거부감이란 없던 나는 마치 제 세상에 온 것 처럼 함께 연수온 대학 친구, 언니, 오빠들과 중국 음식을 맛보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대표적으로 마라탕!
곡부사범대학교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마라탕집이 있었는데, 기억에 야채를 수북이 담고도 2,000원이 채 안되었던 가격은 물론이요. 특유의 진한 육수 국물이 내 입을 사로잡고야 말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그 뒤로 어지간한 음식은 무얼 먹어도 밍밍했고 그렇게 마라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친구들에게 "훠궈먹자" 혹은 "마라탕 먹자"라고 하면 대게 "다음에 먹자", "그게 뭐야?" 라는 반응이 태반. 여기에 얹혀서 "자. 마라는 한자언데,.." 라며 유창히 설명하며 행복해하던 나와는 달리 중국음식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지금에야 마라탕과 마라샹궈가 대중화 되었고 매체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 음식을 활용한 표현들도 볼 수 있으니 어느 날은 문득 문익점이 목화씨를 전파한 것 처럼, 나도 마라의 매력을 퍼트리는데 선구자 역할을 했으리라(적어도 친구들에게만큼은) 생각이 들기도.
물론 이런 자극적인 음식들이 결코 몸에는 좋지 않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음에도 마라를 끊을 수 없는 건,
직장생활 n년차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유일한 맛이기 때문이다.
강하고 얼얼한 마라의 매력에 빠지면 어느새 직장에서 비롯된 우울감과 화가 가신다.
정신 건강에는 참 유익한 음식이다.
* 참고로 최근에는 전국에 있는 마라샹궈 맛집을 돌아다니며
브이로그를 해보고 싶어 마라샹순이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브를 개설했다가 실.패 (정말이지 입에 착 붙는
네이밍이 아닐 수 없다_참고로 저는 욕을 좋아하지 않아요. 핫)
*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 정말 찐 맛집을 추천받고 싶으신 분들은 댓글로
안내드릴게요~ 싱싱한 재료와 진하고 구수한 국물이 함께하는 맛집 리스트가 있답니다 (흐뭇, 내돈내산, 광고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