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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시현 Feb 01. 2024

아껴뒀다 필요할 때 써야겠다

1월

시작

고생했다. 앞만 보자. 고작 몇 걸음이다.


가지치기

쑥쑥 자라려면 잔가지를 쳐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하나의 길만 트면 된다.


가짜세상

사람이 정의한 진정성은 도대체가 무슨 의미인지,

진짜가 되려는 몸짓이 향하는 진짜의 실체는 무엇인지.


더 작은 창을 들여다본다.

내 혼은 손에 들린 작은 창에 팔았다.


멋지게 차려입고 모지리처럼 춤추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운명처럼 굴러 들어오는 노래가 있다.


시발

제이크 질렌할이 '시발'은 자주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멍청해 보인다고.

아껴뒀다가 필요할 때 써야겠다.


이야기

모든 흥미로운 이야기는 익숙함을 벗어났을 때 만들어진다.

낯선 환경을 비집고 들어섰을 때, 비로소 한 층 디딘 내가 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돈을 좋아해서 돈이 없다.

돈이 없으면 실체가 없다.

실체가 없으면 삶이 없다.

돈이 우상이구나.

삶은 원래 없던가.


긴 밤

안경이 사고 싶다,

패딩도 사고 싶다,

검정 데님이 필요하다,

지금 돈이 얼마 있지,

노래 한 곡만 듣고 잘까,

지금 자면 몇 시간 잘 수 있지,

그냥 영화 한 편 보고 잘까,

시트콤 한 편 보고 자야지,

가만, 노래 한 곡 듣고 자야지,

안경이 사고 싶다,


기분 나쁨

"이 기분 나쁨을 섞어야 해"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데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방향

지금 가는 길이 맞습니다.

느리더라도 정진하십시오.

모름지기 속도가 아닌 방향입니다.


정도는 없다. 꾸준함만 있다. 걸음을 수놓는다. 길이 만들어진다. 뒤 돌아보지 않는다.


파편

다 끌어모아 이어 붙이자. 조각조각 입자 하나하나 맞먹으면 형상이 보인다.


소음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고유의 들숨과 날숨이다.


들이쉬고

내쉰다.


숨쉼소음일상이야기서사사랑삶.


그냥 그렇게 사는가 보다.


구태여

구태여 사라지지 마십시오.


돈이 없으면 깡이라도 있어야 한다는데 개깡다구로 살아야겠다.


요즘

불현듯 웃음이 새어 나온다.

머리가 이상해졌나 보다.


최고

최고가 못되면 최후에 서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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