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RK SI SOO Sep 19. 2020

이근 대위의 "진짜 군대 영어" (1편)

"머리 박아", "무릎 앉아", "좆 됐다"를 영어로는?


안녕하세요. 박소장 입니다.


“대가리 박어!!!”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요? 요즘은 모르겠지만 예전에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지금도 저 소리를 들으면 치가 떨리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위 “원산폭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군대 얼차려가 시작되는 구령입니다.


근데 시작부터 왜 저런 험한 소리를 할까요? 그렇습니다! 오늘은 군대와 관련된 영어를 맛볼까 합니다. 특히 "대가리 박아", "무릎 앉아", "갈굼", "(버럭) 구시렁대는 XX 모야!", "좆 됐다"등과 같이 주변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영어로는 알쏭달쏭한 그런 문장, 표현들을 중점적으로 알아보려 합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군대 영어 책에 나온 내용을 짜깁기 한 콘텐츠 절대 아닙니다. 영어가 제1언어이고 국군 UDT에서 복무했고, 그 기간 중 미국에서 특수전 훈련과정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 해외파병 등 실전 전투 경험까지 겸비한 ‘진짜 군인’의 입을 통해 나온, 검증된 영어 표현과 어휘를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요즘 세상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근 대위님(Lieutenant Ken Rhee)이 오늘의 영어 선생님입니다.



“너 인성 문제있어?”(Do you have an attitude problem?), “너 반으로 죽일 거야!”(I will kill you in half)라는 유행어를 만드신 분이시죠.


이근 대위에게 영어가 우리말보다 더 편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아기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대학(Virginia Military Institute, VMI)까지 졸업하고, 그 후 우리나라 해군 장교로 임관했습니다. 제 지인 중 한 분이 이근 대위 해군 장교 임관 한 기수 위였다고 합니다. 근데 이미 그때부터 압도적 체력은 물론이고 정신상태부터 타의 추종이 불가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이미 부대에서 유명인사였다고 합니다. 그냥 본인 스스로가 군인이 너무나 좋고 군대를 너무나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하네요.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이근 대위님이 출연(영어로 대화)한 영상을 여러 개 봤습니다. 그중 미군 해병대 출신 미국인과 인터뷰하는 영상이 좋았습니다. 흥미 위주의 농담 따먹기 영상들과 다르게 특수부대 출신 두 명이 나누는 진지한 군대 이야기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내용도 너무 좋았고 군대, 군사작전, 훈련과 관련된 주옥같은 영어 표현이나 어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지금부터 그 내용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내용들은 아래 영상 총 6개를 보고 정리한 내용들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S73ntabLck&t=299s

https://www.youtube.com/watch?v=vtdRW99Uq7g&t=268s

https://www.youtube.com/watch?v=hf0121YRpxo

https://www.youtube.com/watch?v=VhZQKomL4dk

https://www.youtube.com/watch?v=ypfE6l58wf0

https://www.youtube.com/watch?v=pyHjui_YY48



1. 대가리 박아! (머리 박아! or 원산폭격)


개인적으로 정말 오랫동안 궁금했던 표현이었는데, 이번에 영상들을 보면서 답을 찾았습니다!! 이 영상들을 보기 전에도 구글에 제 나름의 추측으로 단어를 조합해서 검색을 했었습니다. 머리를 땅에 “박는” 자세라서 “military training, head, planting on the ground” 이렇게도 찾아봤었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정답은 이근 대위님이 출연하신 BBC 프로그램에서 알려주셨는데요. 왠지 “머리 박아”라는 얼차려는 해외에는 없는 우리 군에만 존재하는 얼차려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단어 하나로 딱 떨어지는 표현을 쓰지 않았거든요. 이근 대위는 훈련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했는데요.


“From now on when I tell you to “drop,” you will drop into the ‘thinking man position’ -- the only thing that touches the sand is the top of your head and your feet, your hands will be behind your back.


“DROP!”


문장에서 볼 수 있듯이 "drop"이라고 구령은 붙였기는 하지만 그것에 대한 부연 설명이 길게 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thinking man position"이라는 표현인데요. 저 자세가 왜 "생각하는 사람"의 자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구글에서 thinking man position이라고 하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 사진이 많이 나옵니다) 아무튼 이근 대위님은 “생각하는 사람” 자세를 취하돼 바닥에는 머리 끝만 닫고 손은 등 뒤에 두라는 구체적인 설명을 합니다. 영상을 보면 저 설명을 듣고, 또 교관에 앞에서 시범을 보여서 그런지 훈련병들이 금방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검색하는 과정에서 머리 박는 것을 왜 “원산폭격”이라 부르는지 그 이유도 알게 되었는데요 가장 유력한 설은 “머리가 땅에 처박힌 꼴이 마치 6.25 전쟁 당시 북한의 원산시 지역을 폭격했을 때, 폭격기가 목표지를 향해 급강하하는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설명을 위해 훈련생들에게 “무릎 앉아”를 시키는데요.

그때 "Everyone takes a knee… take a knee"라고 합니다.


2. "입수!!"..."구시렁대는 XX 뭐야!"…"아~좆됐다"


조금 더 얼차려로 가보겠습니다. 이근 대위가 훈련병들에게 바다를 가리키며 "전원 입수"를 명령했습니다. "Everybody gets wet"라면서요. 다른 장면에서는 "Submerge"라고도 했습니다. 후자가 전자보다 좀 formal 한 표현입니다.


눈, 코, 입으로 짠 바닷물이 들어간 훈련병들이 “oh my god…”하며 구시렁거립니다. 그때 이근 대위가 이렇게 소리를 지릅니다


“Do I hear some bitching?”


속어(slang)인 bitching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1) To talk badly of a person behind their back (뒷담화 깐다)

(2) To continuously complain about something (계속 구시렁대다)


속어이고 좀 상스러운 말이기 때문에 아는 건 좋지만 실제 사용은 비추하는 표현입니다. 



실제 저런 상황이 벌어지면 훈련병은 속으로 이러겠죠?


“아 C… 좆됐다” 영어로는

“Oh shit… I’m screwed”라고 합니다. 


우리가 “오리걸음”이라고 부르는 얼차려는 “duck walk”이라고 부릅니다. 동사로 do나 conduct가 온다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eg1: Oh my god they are doing duck walk

eg2:  Afghan soldiers conduct a 300-meter duck walk 


훈련이 정말 “빡세다”라고 할 때는

“The training is so tough”나 “intense”를 사용하면 됩니다.



3. "개갈굼", "구타"


군대 내 “갈굼” 및 “구타”에 대한 대화도 하는데요, 이근 대위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It’s good to prepare running… and you’re coming out of your comfort zone, that’s what I told a lot of people is you know, don’t work out in the gym, because it’s not like that in BUD/S, you are not going to be working out in the gym, it’s going to be hazing, it’s going to be an environment you are not used to, so prepare yourself for those harsh environments.”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hazing입니다.


사전적 의미는: An initiation or behavior that involves humiliation, harassment or abuse, particularly in universities and in the military.


우리말로 딱 “개갈굼” 입니다.


미국에서의 훈련과 우리나라에서의 훈련을 비교하는 대화에서도 이 단어가 또 나옵니다.


“A lot of people ask me which training is tougher, and I think physically the US BUD/S is a lot tougher, but mentally the ROK BUD/S is a lot more tougher, because for example, in San Diego, we got to go home after training, but ROK, there is no “go,” that would never happen, you are staying on base and you get hazed 24/7.


이 문장에 나오는 BUD/S는 특수부대 장교들이 받는 훈련의 이름입니다. 한국의 UDT나 미국이 네이비실(NAVY SEAL)같은 곳에서 하는 훈련이라네요. 


Hazing은 군대 내 가혹행위와 관련된 외신 기사에도 자주 나옵니다. 

이근 대위가 자신도 교관한테 “발로 밟혀봤었다”는 충격적 증언도 했는데요.


“I got stomped (교관의 발에 밟히다) by my instructors a few times, but I took it in (받아들였다) because it’s a cultural thing.”


이 대화를 듣던 미 해병대 출신 진행자도 자신의 훈련병 시절을 회상하며, 


“He (교관) really put a number on me (나도 정말 고통스러웠다) but because of that I was able to be like this warfighter.”


Put a number on someone = To injure someone or to hurt or embarrass someone

eg1: I really did a number on my ankle when I fell

eg2: She really did a number on her old boyfriend, making him beg her to come back and then turning him down



4. 경계근무


경계근무와 같은 작전상황에 대한 표현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미국 해병대를 칭찬하면서 이근 대위가 이렇게 말을 합니다.


They (US Marines) pulled security so well (미 해병은 경계근무 정말 잘한다), you know, when I worked with them, you guys pulled security really really well. I think that came from the infantry (보병) background, so the difference between what I see is that you’re born as a SEAL and we’ve never been an infantryman whereas Marine is always an infantryman. I got that right? And because you’re always an infantryman, your infantry tactics (보병 전술) are really good and I think that’s why you guys pulled security really well.”


여기서 나오는 pull security는 총과 무기를 소지하고 경계근무를 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뉘앙스에 차이는 조금 있지만 stand guard (against)라는 표현도 있으니 같이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eg1: So we dropped off our medic and began to pull security to secured a landing zone for the helicopter to come in.

eg2:  French riot police stand guard against protestors during the NATO summit on April 4, 2009 in Strasbourg, France.


5. 점령하다, 엄호, 소수정예


이근 대위님이 해병대와 UDT의 차이점을 설명하던 중 이런 말을 합니다.


“If I had to take down a target (타깃을 점령하다), I would always, I want Marines to have my back (해병대가 내 뒤에서 나를 엄호해주길 원한다)” 



take down이라는 표현은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이 먹잇감을 쫏고, 덮치는 모습을 묘사할 때도 사용됩니다. 이런 표현이 군사행동에 적용하면, 역시 무력으로 뭔가를 점령하다, 차지한다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대화를 하던 해병대 출신 진행자가 go clear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Every NAVY SEAL, they say if I had to go clear a building (건물 수색, 점령해야 해야 한다면) I would take Marines with me (해병과 같이 작전하고 싶다).”


여기서 go clear는 건물을 삿삿이 수색해서 적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뜻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시설을 점령하는 것은 동일하죠. 슈팅게임에서도 “clear”라는 단어가 잘 나옵니다. 참고로 clean이나 clear는 대학살(genocide)나 인종청소/종족말살(ethnic cleansing)과 같은 상황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어휘입니다.


UDT와 해병대의 차이에 대한 이근 대위의 설명은 계속되는데요,


“SEAL is suck at pulling security (네이비실은 경계근무는 아주 형편없다) because we are more surgical… we operate in small numbers (소수정예로 작전을 한다), we are not a unit to take down an airfield. We are not a unit to pull security for an airport, or for a stadium. But I think Marines do that best and I’ve seen it first-hand.”


6. (체포) “무기 들고, 땅에 엎드려, 팔다리 벌려”


가장 최근에 본 영상(연합뉴스 유튜브 영어채널)에서는 이근 대위가 여자 진행자에게 체포술(arrest technique)을 알려줬는데요. 총을 들고 있는 범인을 체포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아주 크고 단호한 목소리로:


Weapon up(무기 머리 위로 들어)

and GET DOWN ON THE GROUND(땅에 엎드려)

EAGLE SPREAD(팔다리 벌려)


7. 잔반 처리


영상을 보면서 주옥같은 표현들을 많이 봤습니다. 카테고리를 나누기 어려운 것들을 ‘잔반’으로 모았습니다.


#장교로 임관하다

What’s unique about me is that I was born in Korea  and as a baby I went over to the United States with my parents and grew up in the U.S. -- so from elementary school to all the way to college. I went to VMI (Virginia Military Institute), so graduated from there and popped back to Korea and got commissioned in the Navy.(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임관 과정에서 교육을 받고 있었다

I was in a commissioning program(임관 교육 프로그램) to become a US officer


#외모 때문에 인종차별을 받았었다

I became a target of racism just because the way I looked(외모 때문에)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입대한 훈련생

There was a good mixture, there were from prior enlisted guys and there were also guys fresh out of high school(고등학교 갓 졸업한 사람들)


#가장 좋아하는 무기 

My weapon of choice(가장 좋아하는 무기) was the HK416, it’s German-made weapon. HK416 is basically the M4 design, it’s a lot more solid(더 단단), a little bit heavier(더 무겁다) but it shoots tight.(정확히 쏠 수 있다)


#부드럽게 발사된다

So does this shoot smoother than the M4?


#(총) 발사 시 반동, 탄착군

The recoil(반동) is pretty much the same but it shoots much tighter(더 정확히 쏠 수 있다), so tighter meaning that I have tighter groupings(탄착군을 더 모이게 쏜다) although I shoot the same width with an M4 or a HK416, I think it’s a lot more accurate.


#총알이 (총열에) 걸리다

In terms of weapon jams, it didn’t really experience too many malfunctions. / How to remove a stuck bullet in the barrel(총열에 낀 총알)


#지구력 운동

Swimming... it is an endurance sport(지구력 운동)


#군화 신고 뛰는 건 무지 힘들다

Running is also an endurance sport, but running in boots is a lot more different than just running out in the city or by the Han River.


#잘못하면 무릎 나간다

Running in boots in Korea is tough, that’s tough because we have a lot of mountains. going downhills… it takes a toll on knees


#새 신발은 길들여야 한다

So buy a good pair of jungle boots, break them in(새 신발 길들이다), and run as much as you can. / break in = to make new shoes or clothes comfortable by wearing them. eg: a stiff pair of boots that took weeks to break in.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기억

Have you ever experienced something that stuck with you even if you went home?


#태권도 4단

In the martial arts, what’s your base?(무술 중에 당신의 주 무술은 무엇입니까?)

My base is Taekwondo. I hold a fourth degree black belt(태권도 4단입니다)


#서바이벌 게임: 페인트볼총 vs 공기총 / 시가전 훈련장 

Korea has a pretty decent paintball organization / paintball gun vs airsoft gun

If there’s a decent field and you know like a MOUT facility, oh yeah, let’s do it.


MOUT: an abbreviation for Military Operations in Urban Terrain


#차렷, 열중쉬어, 쉬어

차렷: Attention! 

열중쉬어: Parade rest! 

쉬어: At ease 

작가의 이전글 영어로 먹고살기 참 어렵다(토익340점 출신 영문기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