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실현 가능성이 검증된 우주여행의 종류 세 가지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같은 미국 우주기업들이 우주여행 상품을 속속 출시한데 이어 최근 일본의 ‘괴짜 부호’ 마에자와 유사쿠와 러시아의 인기 여배우 율리아 페레실드를 비롯한 민간인들의 우주정거장 방문 일정이 공개되면서 우주여행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러시아 우주기업 글라브코스모스가 “미국에 우주여행을 내줄 수 없다”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로서 미국과 러시아 간 오랜 우주경쟁의 우주관광 영역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투자업계도 우주여행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미국에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 앤 마켓은 2020년 6억 5000만 달러(7338억 원) 규모인 세계 우주관광 시장이 2027년 17억 달러(1조 91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미국과 중국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보니 우주관광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기업들도 미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지속적인 우주여행 수요 창출을 위해 고객의 니즈와 적정 가격, 구매심리 같은 소비자의 정서적 심리적 요소에 대한 연구도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긍정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쓰라린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2001년 4월 28일 미국인 사업가 데니스 티토는 2000만 달러(225억 원)를 지불하고 세계 최초의 우주관광객으로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타고 국제 우주정거장을 8일간 방문하고 지구로 돌아왔다. 티토의 우주여행은 미국 내 우주관광 붐을 일으켰고 이후 우주여행용 발사체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나타났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여행비용으로 인해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지 못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회사들이 재정난에 처하게 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07-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우주관광 산업은 황폐화됐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986년 1월 28일 미국의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의 공중 폭발은 아직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트라우마처럼 각인되어 있다. 2014년 11월에는 영국의 버진 갤럭틱 소속의 우주 관광용 비행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 상공에서 시험비행을 하던 중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한 비극이 발생했다. 그밖에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이 착륙 과정에서 폭발하는 영상이 SNS에서 널리 퍼지면서 우주여행의 안전성에 대한 대중의 우려는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의견이 있으니 재활용 발사체처럼 여행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기술이 개발됐고, 많은 시험 발사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안전성도 검증이 됐다는 것이다. 재무적 측면에서도 외부자금에 의존하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던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현재는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처럼 자체 자금력이 탄탄한 회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스펙(SPAC, 기업 인수합병 특수법인) 합병처럼 경기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보니 ‘이번에는 해볼 만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실현 가능성이 검증된 우주여행의 종류는 세 가지로, ①지구 상공 100km를 비행하며 무중력을 느끼고 창문을 통해 지구 밖 세계를 감상하는 당일치기 지구 저궤도 관광 ② 지상 400km 높이에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실제 우주인과 똑같은 생활을 하는 체류형 관광 ③ 생활 시설이 갖춰진 대형 로켓을 타고 달까지 다녀오는 탐사형 관광이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의견이 있으니 재활용 발사체처럼 여행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기술이 개발됐고, 많은 시험 발사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안전성도 검증이 됐다는 것이다. 재무적 측면에서도 외부자금에 의존하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던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현재는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처럼 자체 자금력이 탄탄한 회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스펙(SPAC, 기업 인수합병 특수법인) 합병처럼 경기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보니 ‘이번에는 해볼 만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실현 가능성이 검증된 우주여행의 종류는 세 가지로, ①지구 상공 100km를 비행하며 무중력을 느끼고 창문을 통해 지구 밖 세계를 감상하는 당일치기 지구 저궤도 관광 ② 지상 400km 높이에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실제 우주인과 똑같은 생활을 하는 체류형 관광 ③ 생활 시설이 갖춰진 대형 로켓을 타고 달까지 다녀오는 탐사형 관광이 있다.
이 중 가격과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분야는 지구 저궤도 관광이다. 미국의 블루오리진과 영국의 버진 갤럭틱은 이미 탑승권 판매를 시작했다. 블루오리진은 7월 20일 첫 번째 민간 우주관광객을 태운 6인승 우주선 ‘뉴 셰퍼드’를 발사할 예정이다. 고도 100km 안팎의 준궤도로 수직으로 발사되는 우주선에 90분간 탑승하는 가격은 1인당 20만 달러(2억 2500만 원)로 책정됐다. 탑승시간 중 실제 무중력 상태에서 창문을 통해 우주를 볼 수 있는 시간은 10분 남짓으로 탑승 중 대부분의 시간은 이륙과 착륙을 하는데 소모된다고 한다.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블루오리진의 우주여행 판매 담당자 아리안 코넬은 “올해가 지나기 전에 2~3번 우주여행을 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첫 발사가 목표인 버진 갤럭틱은 이미 600여 명에게 탑승권을 예약 판매한 상태인데 가격은 1인당 25만 달러(2억 8000만 원)로 알려졌다.
이밖에 보잉, 에어버스, 스페이스 어드밴처, 엑스칼리버 알마즈, 스페이스 아일랜드 그룹, 제로 2 인피니티 등의 기업이 지구 저궤도 우주관광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 우주항공 학술지에 ‘저궤도 우주관광의 출연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실렸는데 우주관광이 지속적인 비즈니스로 진화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잠재 고객과 적정 가격의 범위 그리고 우주여행에 대한 소비자 심리에 관한 연구결과가 있어 소개한다.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발간된 42개의 우주관광 관련 논문과 정부 발간 보고서를 참고해 작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년간 우주관광을 할 수 있는 잠재고객의 규모는 최소 335명에서 최대 5만 834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에 가장 많은 고객이 있다고 보고 있고 뒤이어 중국과 유럽에 많을 것이라 보고 있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사람들이 저궤도 우주여행을 ‘유용하다’고 보는 사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성별로는 남자가 여자보다 저궤도 여행에 긍정적이며 우주여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요소는 여행비용과 안전성으로 비용이 낮고 고객이 ‘인식하는’ 안전성이 높을수록 여행수요는 증가할 것이라 보고 있다.
새로운 경험을 누구보다 빨리 하고 싶어 하는 개척자적 고객의 경우 최소 50만 달러(5억 6000만 원)에서 최대 110만 달러(12억 400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 보유한 순 자산이 최소 100만 달러가 넘어야 우주여행의 잠재 고객군으로 볼 수 있고 이 정도 자산이 있는 사람은 전 세계 3136만 명 정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이들은 보유자산의 1.5% 내에서 우주여행을 위한 지출을 할 것으로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