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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Jun 06. 2024

막차 타고 떠나온 호주 워홀

31살에 워홀이라고?

호주로 떠나보자는 이야기를 먼저 꺼낸 건 나였다.


보통 어딘가로 훌쩍 떠나거나 해외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는 쪽은 아내였는데 이번엔 나였다.

시간을 자꾸 돈으로 바꾸는 일은 그만하고 싶었다. 물론 해왔던 일을 사랑했고 즐거워했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간을 돈으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이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돈이 많아서 다시 시간을 살 수 없기에 이 방법은 처음부터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 30대이니 좀 더 늦으면 기회조차 없겠다 생각을 했다. 삶을 조금씩 변화시키던 와중에 환경조차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그동안 계속 미뤄왔던 해외에서 살아보기에 갑자기 도전하게 되었다.


"우리 호주로 워홀 가보자"

"괜찮겠어..?”

“지금 아니면 이제 기회조차 없잖아”

“그래 가보자!”


이런저런 서류들을 준비하고 하고 있던 일을 깔끔히 정리하는데 3개월 정도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 사이에 한 살 터울인 처제에게도 함께 떠나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는데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게 더 많았었던지 조율을 통해 호주에 간 첫 한 달을 함께 여행하기로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호주에서 보내는 1년을 참 쉽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여행처럼 1년을 보내야지 하는 엄청난 착각!

우리뿐 아니라 그 누군가가 이곳으로 떠나온다 해도 걱정보다는 설렘과 좋은 것들만 생각했을 것이다.


시간은 흘러 우리가 떠나기로 한 10월 말이 다가왔고 우리는 정말 최소한의 짐을 싸서 한국을 떠나 호주로 훌쩍 떠나왔다.


삶이란 이렇게 생각처럼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훌쩍 떠나온 호주만큼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는 것을세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큰 케리어 하나, 작은 케리어 하나에 우리가 1년 동안 살아갈 최소한의 짐을 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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