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대질하기 좋은 이름, 유부녀, 유부남.

기혼자에 대한 전반적인 옹호글.ㅋㅋ

by 바다에 지는 별

"저렇게 살거면 뭐하러 살아? 그냥 이혼하고 각자 살길 찾아서 살아야지."


사우나에서 눈을 감고 있는 내게 들려온 얘기다.

내용으로 보아하니 아줌마들의 그저 그렇고 그런 가십정도의 내용인것 같다.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는데 주변에 남자들이 그렇게 많다고..

술도 잘 먹고 아주 자유스럽게 사는 거 같다고..

남자가 불쌍하다고...가정이 있으면서 저렇게 살아도 되는거냐고...


그 얘기를 듣고 있던 나이 지긋한 분이


"다들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살고 있는 거겠지..남의 말이라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


고 따끔하게 얘기하니..분위기가 싸아...하다..ㅋㅋ


그 분들이 하는 얘기 중 "그럴거면 이혼하지, 왜 그러고 살아?" 라는 내용은 관계 유지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유지...

정신적으로 크게 무게감을 두지 않고 타성에 젖은 듯한 느낌이 드는 단어다.

쉽게 말하면 영혼없이, 큰 기대감 없이 산다는 것이겠지.


처음에야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결혼을 하는 거지만 오래 함께 하다보면 생활이 되다 보니 행복이란 목표보다는 그저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는 것이 대부분이리라.

누구나 내 결혼생활이 동화 속의 해피앤딩처럼 행복할 것이란 믿음으로 시작한다.


그 속에서 많은 문제도 생기고 불화도 생기고, 그러다 재미도 없고 의무만 가득한 결혼생활이 불행해 보이고 앞으로의 남은 인생를 생각해보니 우울하고 자신이 없어진다.


그러다 이혼을 생각하고...그렇게 생각이 흐르다보면 그저 결혼을 유지하기보다 이혼이라는 쪽으로 자꾸 마음이 가게 된다.


하지만 이혼도 그렇게 만만치 않은 것이기에 마음만 답답하고 우울감은 더 커지는 나날을 지낸다.


문제의 원인은 경제적이든, 성적이든, 성격이든, 집안 문제든 다양하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각자의 숙제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둘의 관계까지 악화되어 더이상 회복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되는 일들도 많다.


그러면서 서로를 놓아버리게 되고 부부로서의, 남녀로서의 존재감마저 사라지게 된다.


문제를 뭐라 딱 꼬집어서 말하기에는 많은 상황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무엇부터 풀어야할지 자신이 없어 그저 방치하고 외면하는 게 대부분이다.


어떤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보지만 각자의 마음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끝내는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기로 결정하는 이들도 생긴다.


결론은 이렇게 많은 사연과 다양한 상황으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으나 허울뿐이더라도 각자의 이유로 결혼관계를 유지 중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유부녀, 유부남, 기혼자라고 이름하지만

그리 단정짓고 말해버리기에는 아쉽고 설명이 필요한 면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물론 핑계와 변명의 여지도 있겠으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결혼했으면서 왜 저렇게 살아?

결혼했는데 왜 저래?

결혼했는데 저러면 안되지...'

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어디를 가나 기혼이라는 굴레는 본인 스스로가 그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으며 그 누구 하나 자신을 탓하지 않는다고 해도 스스로 충분히 위축되기에 최대한 자신의 얘기를 풀지 않으려 하고 그저 기혼자라는 이름 뒤에 자신을 숨기며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랑할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자신에 대해 관심도, 이해도 하려 들지 않는 타인이 과연 개인의 인생을 도덕적인 잣대로 판단하고 이해하려 하는 일이 타당한 일인가 말이다.


그들 대부분은 그저 가십거리로 한 사람의 인생을 섣불리 판단하고 편하게 얘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인생의 깊이와 아픔과 허전함을 알지도 못하면서 기혼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묻는 것은 경솔하기 그지 없는 판단이라 말할 수 있다.


그 어떤 사람의 인생이 가볍고 쉬운 인생이 있는가?

혼자라서 외롭고, 둘이라서 더 슬픈 사람들..고단하지 않은 인생이 있을까?

누구나의 삶은 무겁고 진지하고 심각하다.

그것이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란 걸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더군다나 쉽게 말해서는 안되는 것이 유부남, 유부녀 라는 이름이다.


나이를 막론하고 젊은 층의 이혼도 이슈지만 요즘은 황혼이혼도 뜨거운 주제가 되고 있다.


한 기사에는 예전에 60대가 대부분이었던 황혼이혼이 지금은 70대이상의 연령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자식의 분가와 어느정도 가정의 안정이 온 다음에 각자의 길을 가다보니 70대이상의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위에서 말했듯이 젊은 시절에는 무리없이 잘 살았던 부부가 돌연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 문제가 있어 왔던 부부가 자녀들의 미래가 자신들로 인해서 피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 올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한 것이 가장 많은 황혼이혼의 이유라고 했다.


그만큼 이혼이라는 것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것이 단시간, 순간적인 감정으로 결정한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누구인들 젊은 자신의 인생을 의무와 책임이라는 이유로 보내고 싶겠는가?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나는 행복할 이유와 권리가 있지만 그런 권리들을 가족과 연관된 많은 이유때문에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어떤 사람들은 깔끔하게 그 인연의 고리를 놓아버리거나, 놓아주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유에서든 서로 놓아주지 못하고 그저 주변을 맴돌며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관계 등 다양한 결정으로 그 결정에 책임을 다 하면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사람들일 뿐이다.



물론 꼭 기혼자뿐만이 아니라 돌씽, 씽글 등 다양한 이름으로 살아가지만 그 속에

사연이 없는 이름이 있을까?



그러니 색안경을 벗고 진지하게 각자의 인생을 살아내는 동지로서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고단한 인생을 살아 내드라 축 쳐진 어깨에 어떤 이름으로든 차갑고 냉정한 편견의 시선으로 그들의 어깨를 더 누르지는 말자.


인생사..아프지 않은 이름이 있을까? 다들 각자의 이름으로 견뎌내며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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