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만 말고 조금은 이기적이게 살다 가지.

다음 생에는 사랑 많이 받는 사람으로 태어 나세요.

by 바다에 지는 별

언니를 알게 된 건 10년이 넘는다.

집 안에 아픈 사람이 있어 늘 언니의 조언이 필요했던 나에게는 일적으로만 아는 관계 이상이었다.


내 집안 사정도 잘 알고 있었고

그 언니의 가정사에 대해서도 깊이 알고 있는 사이였다.


최근에 친정 엄마의 문제로 몇 년만에 언니를 만났고 언니는 여전히 열심히 혼자서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은 없었으나 소위 돈자랑 하는 졸부도 아니었고 자신의 가진 것을 가족에게 그리고 주변인에게 따뜻하게 내어줄 수도 있는 넉넉한 언니의 마음이 나는 참 부러웠다.


그런 언니의 인간적인 모습이 좋아 내 주변인들도 많이 소개해 주었고 언니는 그런 내게 고맙다며 이것저것 챙겨 주었었다.


그렇게 만난 후 3개월여의 시간이 흘러갔고 최근에는 언니와 통화도 했었다.

그런데...


주말 이른 아침에 문자가 왔다.

받은 문자에 나는 너무 놀라 이불을 걷도 일어나 앉았다.


이 한통의 문자로 정신이 아득해졌다.


진정..그녀가 사라졌다는 말인가?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고 꿈을 꾸면서 살던


그녀가...진정 사라졌다는 말인가?


언니의 이미 장성한 딸도 걱정되지 않았고 그저 나는 언니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니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늘 죽음을 곁에 두면서 살자는 나였지만 이렇게 가까운 지인의 죽음은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장례식을 다녀오면 사람들이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고들 한다.

그렇다...인생은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고 혼자의 몸으로도 늘 씩씩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왔던, 에너지 보고였던 한 여자의 인생도 그렇게 죽음 앞에서는 덧없는 것이었다.


좀 더 재미나게, 좀더 이기적이게 살았더라면 언니의 인생이 좀 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 언니의 성격상 사람들에게 나쁘게 하고 아프게 하면서도 자신이 편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언니의 가족은 오래 언니를 기억하고 애통해 하겠지만 언니 혼자만의 인생을 놓고 보았을 때는 참 안쓰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언니의 외롭고 고단하고 인생에서 기댈 곳 하나 없이 50이라는 짧은 인생의 마지막이 너무 가여웠다.


자신의 직업의 특성상 사람들이 늘 자신에게 곁을 주지 않고 부담스러워 그 흔한 술 약속 한번 잡기도 어려웠던 언니.


자신의 챙김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


그러나 일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 일을 통해 알게 되는 그들의 상황들에 귀를 기울다보면 언니는 그 여리고 깊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고 그래서 결코 진심을 담아두지 않은 적은 없었다던 언니의 말이 자꾸만 마음에 밟혀서 가슴이 저릿저릿했다.


따뜻함과 열정으로 늘 분주하게 살던 언니였지만 왠지 늘 쓸쓸함이 묻어 있었다.


열심히 뜨겁게 인생을 살았고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주는 만큼은 아니어도 주기만 하는 사랑은 외로울 수 밖에 없다.

조금은 손익 계산도 하고 받을 줄도 알고, 당당히 달라고도 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좀더 내가 덜 외롭고 덜 아프게 사는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언니의 부고에 마음이 무겁게 내려 앉는 휴일 아침.

마음 속으로 언니의 행복을 빈다.


다음 생에는 주기만 하지 말고 많이 받고 행복한 사람으로 태어나길...



고마웠어요..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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