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분명 어딘가에 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그 길을 찾아 헤매는 중이다.
그 길을 찾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막상 찾았을 때 다시 시작해야할 그 아득함이 두렵기도 하다.
마음 속에서는 격렬한 폭풍우가 정신없이 머리를 후려갈기고 있지만
나는 눈을 부릅뜨기보다 눈을 감아 버리고
폭풍에 이리저리 내 몸이 흔들리도록 내버려둔다.
길을 아직은 찾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앞으로 나가려면 발 밑의 뒤엉킨 나무뿌리들을 걷어내려 발버둥치기보다
길을 멈추어야 한다.
폭풍이 멈춰야 한다.
언제까지 후려칠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이승의 세계같지 않은 저 검은 회오리 가득한 하늘이 걷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