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볶음탕을 해서 우리 가족 주말 회식은 시작되었다.
지난 주에 있었던 혹독한 결과의 중간고사를 툴툴 털어내고서 다시 활달한 소녀로 돌아온 우리딸이 갑자기 사진 하나를 디밀었다.
호주 동물인 사진의 저 녀석의 익살스러운 사진.
그런데 나는 44금답게 그 밑에 달린 쌍방울에 꽂혀서 한마디 했다.
" 야...사진 귀여운데 저거...쌍방울은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니냐? 히히히히!!!"
우리 열 살 아들은 지 쌍방울에 공감이 갔는지, 어디서 쌍방울이란 단어를 습득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었는지 먹던 밥을 뿜어대며 뒤로 발라당 자빠지며 급기야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15살 중2 딸은 빵 터진 웃음을 애써 외면하며 내게 저질이라며 지 방으로 줄행랑 쳤다.
도망치 듯 자리를 뜨는 딸래미 뒷통수 뒤로 나는 합리화의 한 마디를 투척했다.
"야!!! 엄마는 44금이야..뭐!!내가 뭐 잘 못 했냐? 히히히히히!!!!"
아아아아앜!!!!!
으로 화답하는 딸랑구..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는 곧이어 4학년이 될 아들 녀석에게 기회를 포착해 성교육을 했다.
"아들아...친구들 중에 야동보는 친구있지?"
"응..xx"
"그래...아들은 좀 천천히 봐라. 엄마도 보니까 그리 이쁜 그림은 아니더라. 어른이 봐도 그닥 이뻐 보이는 그림이 아니라서 너..너무 어릴 때 보면 완죤 놀랜다? 알았지? 검색할 때도 항상 니 소중한 눈 생각해서 가려서 검색해라잉? "
아직 3학년인데 아들녀석은 대충 내 얘길 알아먹는 눈치다.
역시 요즘 아이들은 빠르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자연스러운 성교육을 실시했다.
엄마는 언제나 우연을 가장한 임팩트 있는 교육의 기회를 잡을 줄 알아야 한다.
아들이라는 특수성-지구력이 떨어지므로 임팩트있는 교육의 자질은 꼭 필요로 하는 엄마의 자질이다. -을 감안해서 언제나 나는 직선적이고 자극적인...까놓고 하는 교육 방침을 사용 중이다.
왜냐하면 아들들은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짧고 강력한 교육이 먹히기 때문이다.
(뭐...아들들도 다들 개인차가 있으므로...우리 아들은 적어도 상남자이므로..ㅋㅋㅋ)
교육-의사 전달-소통.
요즘처럼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내 자식 걱정이다.
하지만 고루한 교육, 일방적인 메세지 전달은 통하지 않는다.
이미 말초적인 재미와 흥미에 찌들어 있는 지금의 세대에게 엄마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집중력이 여아에 비해 월등히 부족한 남아에게 교육이라니...
우리는 시대에 따라 그 흐름을 따라갈 수는 없어도 시늉은 해봐야 한다.
그 키워드는....
유머라고 생각한다.
재미 없으면 아이들은 1초도 집중하지 않는다.
기억하자.
임팩트 있게 한마디만 하기.
그리고 기회를 절묘하게 잡고 재미있게 한마디만 하기.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의 솔직함이다.
뭔가 미화하거나 뜬구름 잡는 얘기는 어른들에게나 통하는 얘기다.
그리고...믿기.
우리 아이들은 생각보다 겁이 많고 약하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멀리 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거의 대부분의 불안은 부모 자신에게서 시작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우리 때도 야동 있었고, 비디오가 다 있었지만 우리는 훌륭히 잘 컸다.
믿자.
방임이 아니라 믿음이 깔린 소통은 그만큼 힘이 있다.
아이도 안다.
부모가 불안해 하는 거.
아이도 안다.
부모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아이도 안다.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지금처럼 불안하고 두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모와 자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양질의 교육이 아니라 믿음과 소통인 것 같다.
어떤 큰 문제이든 부모와 자식간에 관계가 잘 형성 되어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지막이 아니라 과정이 될 수 있다.
힘내자...
그리고 입을 억지로 벌려서 먹이지 말자.
아이가 배 고플때를 잘 알아차리자.
그 순간에 아이에게 적합한 음식을 제공하면 된다.
우리는 잘 할 수 있다.
왜?
우리는 엄마, 아빠니까....
내 자식만은 내 목숨만큼 소중히 키우고 싶은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니까...
오늘도 자신없는가?
오늘도 자신이 한없이 작은 능력 때문에 자식에게 미안해지는가?
아니다.
아이의 가장 큰 선물은 그대이다.
그대가 아이의 곁을 지키는 것만큼 험한 세상의 커다란 방호벽은 있을 수 없다.
그대....
잘 하고 있다.
그대..
좌절하는가?
아니다...
그대...
지금만큼만 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첫 아이가 딸이다 보니 아들의 차이를 절대 받아 들이지 못하는 ...저 또한 못난 애미임을 고백합니다.
하여...늘 사과하고 질질 짜면서 출근하길 밥 먹듯 합니다.
오늘처럼 뭔가 뽀다구 나기 쉬운 날이 별로 없다는 뜻이겠지요?ㅋㅋㅋ
힘내봅시다.
험한 세상...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세상인데 아이들이라고 쉽겠습니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태중에 있을 때부터 생존에 대한 본능이 있는 만큼 녀석들은 잘 커 줄거라고 믿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