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들키지 않으려면 침묵하기.

by 바다에 지는 별

내면의 바닥을 드러내게 될까봐 두렵다.

-유시민의 표현의 기술 중



이 글귀를 보면서 고갈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요즘 나는 푸석푸석 수분끼 하나 느껴지지 않는 건조한 마음과 시선으로 수 주를 지내고 있다.


모든 것이 심드렁해 보인다.


그 와중에 내 주변인들은 열심히 파고 또 파대는 말과 글을 올리고 나는 그러한 행동들이 심히 거슬린다.


꼬라지가 난 것이다.


그런 나는 인내심이 바닥이 나고

남은 여력도 없으면서 주변 사람들이 질주하는 대열 그 언저리에서라도 내달려야 할 것만 같은 강박증으로 숨이 막힌다.


재미, 즐거움이라는 호사를 원하지도 않지만

적어도 조금의 여유는 가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무엇이든 좋아하던 것을 본업으로 하게 되면

그 좋아하던 것도 반감되는 거죠..뭐..."

라며 최근 힘들어하는 지인에게 위로하 듯 내가 던진 말이지만

그 때 그 말은 내 스스로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고갈되었다.

에너지가 바닥났다.

그렇다고 덮어 버릴 수도, 멈춰 버릴 수도 없다.



경쟁.

비교.

상대적 박탈감.

적대감.


이 모든 것은 누구에게나 수시로 찾아오는 감정일 것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정신없이 질주하는 상대를 못난 시기심으로 발을 걸어서 멈춰 세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바닥이 드러났다면 그 바닥을 들키지 않게 최대한 입을 닫고 내가 낼 수 있는 나만의 속도대로 조금씩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리라.


이제껏 쉴새없이 충분히 떠들었다면

조용히 듣고, 보고, 사색할 시간이 된 것이다.

이제는 채워질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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