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해도 고마워지는 말.

by 바다에 지는 별

그렇게 밝아 보이고 맑은 사람이 우울증 약을 먹은지 6개월이 되었단다.


자신만만하고 언제나 명확한 의견을 내놓는 사람이 갑자기 힘든 육아스트레스에 너무 힘들고 직업전선에서 물러난 자신이 추락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눈물을 터트렸다.


모임 후 우리는 식사를 하며 함께 얘기를 나눴다.

진지하지는 않지만


"저도 그랬어요. "

"조금만 참아봐요. 애 크면 좀 숨통 트여요. ㅎㅎㅎ"


여인들은 한껏 가벼워진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지금 나는 한 시간 내내 한 여인에게 두서 없이 카톡으로 징징댔다. ㅋㅋㅋ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61206234107_1_crop.jpeg 울지 말고 말해 봐요...




그냥..다 재미없다고..

(뜬금없는 거 알지만 그런 걸 어쩌라고...)



사는 것이 재미있지가 않다.

인생이 그런 것이다.

나도 안다.


재미있는 날보다 그저 그렇고, 심드렁한 날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우리 인생이란 것을.


하지만 가끔은 이런 사실이 참기가 어렵도록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의 일상이기에 적응이 될 법도 한데 생각보다 쉽게 익숙해지지가 않고 자꾸만 힘들다는 생각으로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그럴 때 분명 그 두려움이나 불안의 존재는 늘 내 안에 있지만 그것의 실체를 나 스스로도 명확히 확신이 서지 않기에 누군가에게 털어놓기가 애매한 것이다.


그러나 그 실체는 자꾸만 커져가고 그 감정에 숨이 막혀와 급기야는 터트리게 된다.



내 마음속 가득했던 감정은 표현 방법이 덤덤하고 무미건조한 한숨이든, 넋두리이든, 포효하듯 거친 울음이든, 과도하게 배우삘나게 표현하든 내 마음 밖으로 드러나면부터 부피와 무게감이 훨씬 작아짐을 느낀다.


그러나

결론은 참 식상하다.




괜찮다.

견뎌보자.

좋은 날이 올 거다.

너만 그런 거 아니야.




하지만 이런 대답은 지구력 있게 내 마음을 읽어 준 사람의 입으로 듣는다면

다시 살아내보려 몸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을 주기에 충분한 힘이 될 수 있는 말이다.



내 얘기를 들어 줄 사람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아도 좋다.

그냥 조금 이기적이게 저 사람이 내 얘기를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을 선택해도 좋다.


어차피 내 얘기를 듣다보면 나와 더욱 친밀해 질 수도 있고 나를 피하게 될 사람도 있으나 전자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으니까...ㅋㅋ


일단 대상이 정해졌다면 시작하자.


주절주절...

투덜투덜...

궁시렁궁시렁...

조잘조잘...


의미 없고, 결론 없지만 무언가를 쏟아내야 속이 시원하고 그 마음이 덜어지면서 몸에서도 신호가 온다.


떠났던 입맛도 돌아오고 그 밥심으로 다시 반복된 일상을 살아내게 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그것을 타령이라고 했다.

그 타령의 내용들도 다 일상적인 수다와 비슷한 것들이다.


그것은 어느 지방에 가도 다 있다.

그만큼 우리 일상에서 매우 친밀하게 있어 왔던 것이라고 한다면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그 존재감이 크지는 않아도 우리의 일상에도 꼭 필요한 것이리라.



짜증내지 말자.

대신 수다 떨 대상을 물색한 다음 술술술...풀어내 보자.


식상한 결론을 얻어내더라도 뭐...어떤가?

인생이 다 그렇고 그런 거 아니겠는가?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61206233503_0_crop.jpeg 짜증은 내어서 무엇 하나~!!허이~!!! 니나노오오오~~!!!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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