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합니다.

by 바다에 지는 별

그대가 담겨있는 잔잔한 호수.


그 어떤 바람에도,

폭풍에도 절대 출렁여서는 안되는 호수.



가끔은 가슴을 울려대는 음악으로 파도가 일었고,

스쳐가는 연인들의 눈빛에도 흔들렸으나

이내 잔잔함으로 돌려 놓았다.




여느 때처럼 따스한 햇살로 수면은 고요하고 평온하던 어느 날.




멀리서 그대가 물어 온 나의 안부 한 마디로

호수는 범람하고 말았다.




불가하다.

불가하다.

불가하다.


필사적으로 버티며 외친다.



어차피 우리의 이별은 나를 위함이 아니었기에...


급작스러운 이별을 그대는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기에...



그대가 나를 향해 지금까지도 퍼부어 온 원망의 기운을 오롯이 받아들인다.



그대 가슴 속 가득한 원망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그리움을

나는 아는 체 할 수 없어 거칠게 범람하는 호수를 다독이며 잠 재운다.



불가합니다.

미안하지만 불가합니다.


긴 시간 견뎌온 그대와 나의 아픈 시간을 허무하게 흘려 보낼 수 없기에 ...


불가합니다.

그대는...


범람하던 호수는 이내 잔잔해졌고 핏빛 울음을 울었다.(사진출처-Julia Kim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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