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다.
사람도,
관계도,
일도,
돈도.
왜 이렇게 지칠까?
왜 이렇게까지 다 귀찮다는 생각이 오랜시간 나한테서 떨어지지가 않는 것일까?
그냥 사는 것 같은데...
그냥 잘 굴러가는 것 같기는 한데 이건 아닌 것 같은 애매한 느낌이 자꾸만 드는 것이다.
쉬고 있어도 왠지 더 열심히 쉬어야 할 것 같은...
왜 이러지? 왜 이러지?
하루종일 내가 낯설다.
심한 말다툼 한 번.
그리고 한 사람과의 결별통보.
그것이 이유일까?
그런가 보다..내가 많이 다쳤었나 보다.
그랬나 보다.
그렇게 많이 다쳤는데도 나는 멀쩡한 척
새 직장동료들과 웃고 떠들고 아무렇지도 않게 주어진 일을 다 해내면서 일주일을 살았나 보다.
아팠어야 맞는 건데....
그래서 가라앉아 있나 보다.
아픈 척이 아니라 아픈 건데 나는 안 아픈 척 하고 시간을 보냈다가 지금 격렬하게 아픈 것인지도 모르겠다.
용서와 이해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용서.
사람을 미워하거나 싫어하게 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때가 많다.
물론 나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마음을 닫아버린 상대에게 이렇게 오랫동안 용서하지 못하는 일은 내게 처음 있는 일이다.
그와 다투면서 취기어린 말로 나는 참 구질구질한 비난을 해댔고 다음 날 나는 후회했다.
아직도 그 사람에게 인간적으로 기대고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고 내 스스로에 대해서 진정한 그와의 이별도, 그와의 인생에서 떨어져 나가지 못 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랬구나...내가...
처음 깨달았다.
내가 그렇게 그 사람에게 기대고 있었고 기대들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그렇게 다투면서 아프게 주고 받았던 상처의 말에 대해서 진심어린 사과는 받았으나 피멍은 가시지가 않는다.
누군가에게서 잊혀지길 원하는 것이 이렇게도 힘든 과정들을 겪어야만 하는 것일까?
나는 아마도 그 사람을 평생 용서하기는 힘들 것 같다.
과연 그 완벽한 용서라는 게 사람에게 가능한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가능하다. 적어도 나란 사람에게 그는.
그래서 인간인 나라는 사람이 그를 용서하려는 일은 내려 놓기로 한다.
이해.
처음 시작되는 관계에서는 이해가 꼭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해보다 오해의 소지가 더 많은 상태이니까.
그렇기에 더 많은 대화와 노력과 배려들이 필요한 것이겠지.
누구나 열심히 살고 바쁘게 산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해를 바라는 상황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그 분주함이 이유가 아닌 핑계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바쁨과 분주함을 기다려주길 바라는 일은 오해의 소지가 분명히 있는 것이고 그 기다림은 상대에게 부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오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배려가 필요하다.
기다림이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것은 오해를 넘어 상처로 느껴질 수 있다.
관계라는 것은 그렇게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시작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런 이해와 배려가 힘든 상황이라면 관계는 잠시 접어 두어야 함이 마땅하다.
용서와 이해라는 이 두 단어를 생각나게 하는 상황에서 나는 심하게 상처 받았나 보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일주일을 잘 버텼다.
내일까지만 열심히 아프고 멀쩡한 모습으로 출근해야지.
아직 신에게는 하루라는 시간이 더 남아 있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