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순간에도, 가벼운 농담으로라도 헤어짐의 말은 절대 아꼈던 그대.
우리의 소박한 시간에 무척이나 진지했던 그대의 모습은 내게 조금은 길게 느껴졌던 헤어짐의 시간을 견디게 했지.
수줍지만 다가오길 주저하지 않는 그대는 내게 다시 가슴 뛰게 하기에 충분했지.
때를 같이 해서 길어지는 기다림.
잠시 함께 뛰던 심장소리가 꿈이었던 걸까?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
나와 그대는 과연 함께 할 수 있을까?
내가 그대에게 진중한 사랑이 되어줄 수 있을까?
그대의 밝고 순수하지만 아픈 가슴을 받아줄 수 있을까?
잠시나마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런 사랑을 자신할 수는 없었지만 노력이라도 해보고 싶은 무모함이 생겼어.
따라가보고 싶어졌지.
그러고 싶어졌어.
또다시 미쳐가고 있었지.
다시 미칠 수 있을 거라는 희미한 두려움.
초라하지는 않지만 그대의 푸르름 앞에 등 돌리고 싶지 않았어.
그대를 놓아버릴 많은 이유들을 모른 척하고서라도 그대라는 사람을 잡아보고 싶어졌어.
그리고
또다시 기다림..
기다림...
하지만 이번 기다림은 다를 말을 한다.
그대는 나를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가슴으로 내 마음을 안아줄 수는 없을 거라는 확신이 그대를 놓으라고.
나를 받아들이기에는 그대가 분명 버거워할 것이라는 목소리.
내가 그대와 함께 하며 내 마음을 다 풀어내지 못 했었던 것이 차라리 자존심의 문제였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너무 다르다는 사실이 내 가슴을 찌른다.
놓아주자.
미안.
우리는 안될 것 같아.
그대의 수많은 자책의 물음들.
나는 그대에게
고맙다고 했다.
지금 충분히 좋아보인다고.
나에게 미안할 일은 하나도 없다고.
그대가 가진 따뜻함과 진중함이 잠시 욕심이 나서
그랬었다고.
미안하다고.
함께 가고 싶었지만 안 될 것 같다고.
역시나 따뜻한 그대의 마지막 말들.
우리의 마지막마저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대.
고마운 그대.
돌아서 가는 그대는 여전히 빛나 보인다.
아름다운 사람.
그대와 주고받은 글들을 보고 또 본다.
아쉬움,
미안함,
자책감,
보고픔이 밀려든다.
또다시 누군가를 놓아주고 포기했다.
초라해진다.
비참해진다.
잠시나마 욕심을 냈던 것에 대한 벌처럼 느껴진다.
구구절절 이별의 이유를 내 탓으로 돌려 그대를 보내고 싶었지만 그만 두었다.
어차피 첫 번째 이별에서처럼 그 모두가 부질없는 것이겠지.
그대가 꿈꾸는 사랑과 내가 꿈꾸는 사랑은 너무 많은 시간의 강을 사이에 두고 우리를 갈라놓았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
그대 잘못도, 내 잘못도 아니니 잠시 멈추려 했던 걸음 다시 걸어가길...
피어나지 못 하고 땅에 떨어져 버린 사랑이지만
후회는 하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