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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ㅡ 그대를 지금의 시간에 가둬두고픈 욕심

by 바다에 지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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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건널목 맞은편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의 작은 두 눈 속에 훤칠한 키의 당신이 가득 담겨 옵니다.

수줍지만 그대의 키만큼 높아진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는 작은 미소는 짧지만 기나긴 기다림 앞에 어색함이 되어 바닥으로 내려 앉아 버립니다.


신호가 바뀌고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 당신.

우리가 향해야 할 길을 구지 거슬러 나를 배웅나옵니다.

횡단보도 중간에서 내게 손을 내미는 그대.

특별한 순간이 아닌 걸 알면서도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졌습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선명했던 여러가지 감정을 희미하게 흩어버리기에 나는 이 순간을 붙잡아 두고 싶은 욕심을 부립니다.


지금 이 순간의 그대와 나.


서로를 바라보았던 눈 빛.

그 속에 반짝이는 서로를 느끼는 마음을

한장의 사진 속에 영원히 박제시켜 놓아 봅니다.



시간에, 세월에 퇴색해져버릴 걸 알기에

영원을 바라는 욕심으로 이렇게 남겨두려 합니다.





https://youtu.be/HR_NEwTxx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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