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명세서와 우리들...
아는 동생과 쇼핑을 갔다.
한 시간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통장의 잔고는 월급날이 다가옴으로 거의 바닥이었고 요즘처럼 빠듯한 상황에서는 쇼핑이 부담스러웠다.
그것도 나랑 안 친한 백화점 쇼핑..
작정을 하고 온 것인지
함께 온 동생은 이것저것 사고 있었다.
부럽기도 하고
빈손으로 나온 내가 좀 초라하기도 하고
또 머릿속에선 혼잣말이 엉키고 있었다.
잠시 생각을 접고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펼쳤다.
눈에 들어온 구절...
우월 콤플렉스란
'나'라는 존재가 우월하다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나'와 권위를 연결시킴으로써
마치 '나'라는 사람이 우월한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미움 받을 용기 중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저
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사람들이 자기 외모 치장하고 관리하는 것이 또다른 사회생활 방식으로 얘기들 한다.
그런데 문제는 좀 과하다는 거다.
주변 사람들과 같이 쇼핑을 할 때 보면
분명 정해진 월급이 있고 아이들 교육비에 빠듯할텐데 그들은
어디서 나몰래 상여금을 받나 할 정도로
매달 쇼핑하는 것을 보면 의아하다.
물론 나이들수록 초라해 보이지 않고
자신의 이미지 유지를 위해선 어느정도의 지출은 필요하지만 이것 저것 살 때는 좋지만
몇 주뒤 카드 명세서가 날라올 때 즈음
그들의 깊은 한숨을 매달 확인하면서
분명 자제해야 함을 스스로도 인정하며 뼛속 깊이 후회와 반성을 한다.
그러나 다음달에도 같은 모습을 반복한다.
깊은 반성과 후회도 소비욕구는 이기지 못하는 것이겠지...ㅋ
내면의 아름다움만을 밀고 나갈만큼 젊지 않고
외향적인 관리도 필요한 나이이기에
그들의 소비를 충분히 이해하고
분명 돈은 내가 버는데 나한테 쓸 돈이 없다는 슬픔을 나도 충분히 공감한다.
나또한 같은 입장이기에
가끔은 미친 척하고
카드를 긁어대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기는 하지만 나의 숨톰을 조여올
카드 명세서는 그런 무모한 도발을 막아선다.
굳이 결론을 말하라면???
직장동료들이
솔직히 부럽다는 거다.
그들의 무모하지만 용기있는 소비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