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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관한 글

by 바다에 지는 별



많은 직업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또한 다르지 않게 오히려 더욱 그러한 성격의 직업으로 10여년의 시간을 지내고 있는 중이다.



업무적으로도 그러하지만

개인적인 성향상 늘 사람에 둘러싸여 지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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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쳐가고 있었다.




친한 사람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가까운 사람이든, 업무적으로 대하는 사람이든 그들의 가벼움과 얄팍함에 넌덜머리가 나고 있었다.


그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그들의 무례함과 야만스러운 욕심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었다.



손아귀를 어거지로 비틀어 가지려고 한다는 피해의식마저 생기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그 어떤 저의나 악의가 없이 무장해제되어 있는 사람에게 느닷없이 무차별 공격을 당하는 느낌이 반복되었다.



상처를 넘어선 분노 비슷한 감정으로 자비심이나 선배려하던 오지랖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오롯이 사무적인 관계와 give & take의 관계방식이 나를 방어하고, 상대에게도 쓸데없는 오해나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렇게 각자의 껍질을 건드리지 않고 지내는 것은 다치지는 않아도 참으로 차갑고 외로운 것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프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




나누는 것이 아닌, 일방적으로 빼앗기고 잃어버리는 느낌.




그런 일들로 아가씨 때도 없었던 낯가림과 경계심을 중년의 나이에 갖게 되었다.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나 기대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만남에 대한 흥미가 없어져 버렸다.




그러다 최근 사람다운 사람 몇몇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실로 오랫만의 일이라 괜히 다시 가자미 눈이 되어 의심과 경계경보를 발령하며 주변을 서성대고 지켜보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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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본 성향은 바뀌지 않는다.

사람들의 악취에 코를 막고 등을 돌려버린 내가 다시 사람의 향기를 맡고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기대라는 감정.

그것이 실존하는 것일지,

가식일지,

가면일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실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사람을 향한 기대감이 무척이나 신선하고 기분 좋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진정 사람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강렬한 바람이 인다.




없을 거라고 마음을 닫아버렸지만

사실은 정말로 간절히 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헛된 바람이었다고...

다시 좌절하게 될지 몰라도 괜찮다.

다시 나의 껍질 속으로 몸을 숨겨버리면 그만일테니까.




슬금슬금 나의 어두운 껍질 밖으로 한 쪽 다리를 내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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