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너에게

by 바다에 지는 별

11시 병원예약으로 손과 마음이 바빠지고

수박 껍질을 몸에서 멀리 쳐내야 한다는 간단한 칼 사용법을 순간 어기고 몸쪽으로 쓰다 순식간에 검지의 중간마디를 강타 당한다.

금새 붉은 피가 떨어지고 오늘 방학식을 하는 아들에게 밴드를 가져다 달라며 응급호출을 한다.


녀석은 외부활동시간이 길어지면서 요즘 무척이나 지출이 커지고 있어서 오늘 점심값을 달라고 했던 요구를 거절당한 상태여서인지 한참만에 밴드를 가져다 준다.


꽤나 씀뻑씀뻑 피를 게워내는 통에 꾹 지압하며 녀석을 한참을 기다리는 마음이 무척이나 씁쓸하고 슬프다.




~♡~





몇 일전에 방학을 한 큰 녀석의 아점과 저녁을 준비하고 출근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준비해서 나온 출근길.


무더운 날씨에 차량도 급격히 늘었는지 차는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고 5분을 지각을 해 버렸다.


직장동료의 쓴소리 한 마디에 무너져버리는 마음.



'괜찮아 가면'을 쓰고 간신히 하루를 버텨내고 친구를 만나러 갔다.

가면이 벗겨졌는지 친구는 내 얼굴을 한참 살피며 할 말이 있는 얼굴이란다.


친구의 무거운 상황에 내 무게까지 더하기 싫어 다시 집어쓰는 '괜찮아 가면'.


습하고 숨막히는 귀가길.

씻고 시원한 에어컨 앞에 앉으니 잘 들어갔냐는 친구의 전화에 내내 종일 무거웠던 마음의 빗장이 스스르 열려버려서 이야기를 시작하니 친구는 전화기 너머로 말이 없다.


역시나 친구를 힘들고 무겁게 할 이야기였다 싶어 얼른 들어가라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후우~~~!!!!!





누군가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다 자신의 문제가 제일 커 보이고, 자신이 가장 억울하고, 가장 아픈 법이니까.


그저 마음이 여유가 없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 본다.


입으로 나오는 몇 마디로는 그 지리하게 괴롭히고 ,묵직하고 지긋이 마음을 눌러댔던 일들을 일일이 다 고하지 못 하는 게 더 많으니 섣불른 공감을 바래서도, 안다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리라.


다들 너무 바쁘고 치열하게 살기에 누군가에게 살짝만이라도 내 마음의 짐을 열어보여도 줄행랑 치기에 바빠지는 마음 또한 헤아릴 수 있다.


그 마음을 읽어주고 싶고, 궁금해지는 관계였다고 해도 한결같을 수는 없기에 편하게 아무때나 함부러 마음의 짐을 풀어내서는 안 된다.




결국은 스스로의 숙제는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 맞는 거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면 자기의 길을 가느라 여념이 없었던 주변사람들도 옆을 돌아볼 시간이 올테고 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안부를 물어올 날이 올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을 향했던 얼굴을

스스로에게 돌려 내 자신과 마주하자.



그리고 눈을 맞추고 주문을 외우 듯 기도한다.



괜찮아 질거야....

조금만 힘내 보자...

내가 너를 안아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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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에서 'Yuna Kim (김윤아 ) - To

You (나인 너에게) Mother OST Part 1 / 마더 OST Part 1' 보기

https://youtu.be/9KxeIWFROZk


모진하루에 더 지쳐버린,

부서져버린 너를 내가 안아줄께..

나인 내가,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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