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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에 지는 별 Jan 25. 2021

인생은 예습보다 복습이다

영화'소울'후기

사진출처;네이버 이미지 검색

영화를 보고 나서 꿈을 꾸었다.  내가 죽어서 영화의 '조'처럼 그곳으로 가고 있는 꿈.  나는 평화로웠다.  그 어떤 누구를 떠올리거나, 아쉽지도 않았고, 그저 내 아이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평소에 나의 노트 이곳저곳, 그리고 편지들에 다 써놓고 왔으니 되었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빛으로 들어서고 있는 나를 보다 잠에서 깨어났다.


이런 꿈을 꾸게 된 건 아마도 최근 유튜브에서 퇴마나 신점을 보는 프로를 자주 보았던 탓도 있겠지만 영화의 영향도 크지 않았나 싶다.  퇴마사나 무당은 망자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를 풀어가고, 화해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여러 명의 사례자의 퇴마와 굿을 보면서 인생은 죽음으로 끝나 지지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살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삶을 끝내고 싶어서 도망치듯 죽음으로 뛰어들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계속 이어지고, 남는 것, 다시 윤회하는 것이 망자이든, 산 사람이든 공통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으로 끝나 지지 않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면 과연 제대로 된
죽음은 어찌 준비해하는지, 언젠가는 다가올 죽음을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영화 '소울'을 보고 나서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었다.

사진출처;네이버 이미지 검색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는 그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 되길 포기한 영혼 ‘22’ 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 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줄거리 네이버에서 발췌]

영화를 보면서 주어진 시간을 살아 내야만 하는 우리가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새롭게 되짚어 보게  되었다.
인생이, 일상이 별로 새로울 것도 없고, 거창한 것도 없어 사뭇 지루하고, 무의미해 보이고, 그저 견디기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했던 나였기에 영화는 더욱 크게 다가온 듯하다.

지구에 태어나는 수많은 사람들은 어떤 목표와 목적이 아니라 삶을 느끼고, 즐기고, 인식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원래 가지고 있었던 목표를 찾아야만 한다는 강박적인 노력들.... 그것을 찾아내는 사람도 있고, 살면서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아예 그런 것 자체를 찾으려 시작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을 찾으려 노력하느냐 마느냐는 실패와 성공의 기준이 아니라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어린 영혼 '22번'이 조의 몸에 들어가서 먹었던 피자맛, 그리고 머리를 자르면서 먹었던 막대사탕의 맛, 전철역에서 자신의 소중한 빵 한 조각을 던져 넣어줄 만큼 마음을 울려 주었던 어느 남자의 노래....'22번' 또한 지구로 태어나야 할 이유와 목적을 알지 못해 방황하고 있었고, 늘 도망치고 있었지만 막상 지구에서 느꼈던 작은 즐거움으로 지구로 태어나기로 결심하게 되었던 것처럼 우리 일상을 아껴가며 음미하고 사랑할 때 덤으로 목적이, 목표가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출처;네이버 이미지 검색

백세 인생의 반을 살고 있는 나에게 그저 나 시간을 재미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 숙제를 억지로 책상에 앉아서 하는 학생처럼 그렇게 살아왔던 내 자신을 깨닫고 많은 반성을 했다.

일상이 주는 즐거움.
사람이 주는 따뜻함.
관계와 소통이 주는 힘.

삶은 꼭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아도, 내 것이라 붙들어 매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고, 소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영화였다.


[어떤 일을 선택하게 되는 것은 자신을 학대하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을 그것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기 때문에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에게 필요한 가르침을 주는 교사로 여겨야 한다.

-심리치료사 셜리 G. 루스 먼 '나는 나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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