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보게 된 책을 보면서 멀리했던 CCM을 찾아 듣게 되었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틀어막았던
손을 풀고 조용히 경청하게 된, 이 평화로운 시간이 얼마만인지 새삼스럽다.
나는 7살 때 어느 중년의 여인의 전도로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방치되다시피 한 내게 교회 그 안에 계신 하나님이라는 신은 내게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 어린 나이에도 나는 지독하고, 절실하게 신을 믿었었다.
35살 때까지 그 맹목적인 신앙은 이어졌고, 그 이후로는 종교 이상의 의미였던 나의 신을 내 발로 떠났다.
그리고 나는 무신론자가 되었다. 나의 그 오랜 기도만큼 내 인생의 키는 조금도 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가는 삶은 지독히도 외롭고, 불안하고, 불만스러웠지만 그때그때 나타나지는 것에 의지하면서
삶을 견뎌냈다.
책도, 사람도, 술도 내게 일렁이는 삶의 파도를 넘어서게 도와주었다.
하지만 고독함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인간의 태생과 기원, 그리고 태어남의 의미가 무엇인지
도저히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그나마 2년 전 만나게 되었던 명상에서 그 답을 많이 얻기도 했지만 부족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온라인의 책소개로 읽게 된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 내 마음은 크게 움직이게 되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작가도 나와 같은 인생의 파도를 넘어왔고, 나와 같은 질문으로 평생을 간절한 답을 구하며 살아왔던 사람이라고 했다. 책은 신이 직접 작가에게 영감을 주어 글로 작가와 나눈 대화를 책으로 만든 것이다.
이 책은 어느 정도 신과 종교에 대해서 믿음이 수반되어야 읽힘이 무난한 책이다.
내용들이 다소 종교적인 교리와 많은 부분이 겹쳐 있어 그저 신이 나에게 하는 듯한 감동적인 이야기들만 몇 개 소개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신은 자신의 형상대로, 자신의 닮은꼴로 너희를 창조했다. (35페이지)
너희가 항상 거기에 있는 신의 사랑에 기댈 수 없다면 대체 누구의 사랑에 기댈 수 있단 말인가? (40페이지)
그러나 '자신이 누군지 Who You Are'(이하 '자신'으로도 번역-옮긴이) 안다면, 자신이 신이 창조한 가장 장대하고 가장 비범하고, 가장 멋진 존재임을 안다면, 너희는 결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40-41페이지)
두려움은 우리 몸을 옷으로 감싸지만, 사랑은 우리가 발가벗고 설 수 있게 해 준다. 두려움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틀어쥐고 집착하게 하지만, 사랑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나눠주게 한다. 두려움은 갑갑함을 지니지만, 사랑은 정을 지닌다. 두려움은 움켜잡지만, 사랑은 보내준다. 두려움은 공격하지만, 사랑은 치유한다. (44페이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너희 중에도 그런 스승들은 많다. 너희에게 이런 진리들을 보여주고 가르치고 이끌어주고 깨우쳐 주는 사람들이 없이, 내가 너희를 그냥 버려두지는 않을 것이기에. 그러나 깨우쳐주는 자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외부에 있는 어떤 사람이 아니라 바로 너희 내면의 소리다. (45-46페이지)
그러면서 살아가며 겪는 모든 것을 축복하라. 그 모든 것이 다 신의 창조이고,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창조이기에.(74페이지)
너희는 선이요, 자비요, 연민이요, 이해다. 너희는 평화요, 기쁨이요, 빛이다. 너희는 용서요, 강함이요, 용기다. 필요할 때는 도와주는 이요, 슬퍼할 때는 달래주는 이요, 다쳤을 때는 치료해주는 이요, 혼란스러워할 때는 가르쳐주는 이다. 너희는 가장 심오한 지혜이고, 가장 고귀한 진리이며, 가장 위대한 평화이고, 가장 숭고한 사랑이다. 바로 이런 것이 너희다. 그리고 살면서 순간순간 너희는 자신을 이런 것들로 인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