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 떠나 홀로 있을 그를 위해
그녀는 내일 출근은 염두에 두지도 않고
퇴근후 옷도 갈아입지 않고 바로 부엌일을 시작한다.
그를 위해 여섯가지의 반찬들을 후딱 만들어내는 마술을 부렸고
퉁퉁부은 다리의 붓기가 가시기도 전에
이른 새벽 일어나 먼길 빈속으로 보내기 싫어
국과 반찬을 준비한다.
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배웅한다.
몇 달 뒤 돌아온 그 남자.
아이와 아내가 반긴다.
반가움에 식사를 하고 함께 티비를 보고 같이 잠든다.
며칠 반복되는 시간도 슬슬 지겹고
그는 홀가분한 또다른 내 집이 그리워진다.
떠나는 날..
아내는 새벽까지 잠도 안자고 무척이나 열심히 뭔가를 하는 것 같다.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남자는 잠이 든다.
이른새벽 짐을 정리하며
아내가 밤새 준비한 여러종류의 반찬을 담아 넣으며 남자는 미안해진다.
'이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아내는 피곤할텐데 굳이 나와서 배웅하지만
남자는 그런 아내가 들어가서 잤으면 싶다.
남자는 택시를 탔고
아내에게 인사를 하고 한숨을 쉰다.
그의 또다른 집을 향해 떠난다.
여자의 마지막은 늘 그렇게 무겁고 안쓰러웠다.
그렇게 한 여자와 한 남자의 반복되는 이별은 다르게 쓰여졌다.
나는 기다림...
너는 다시 떠날 날을 기다림....
우리는 어쩌면 그때부터 이별을 시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