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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에 지는 별 Dec 26. 2023

나의 조용한 나침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삶과 꿈에 대하여

처음 지금의 직장에 들어와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이 하나 둘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으니 나도 지금부터라도 

제2의 직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어 한식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외울 건 많고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한 달 내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제저녁 노르웨이 알타에 살고 있는 언니가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양손에 손질한 고등어를 들고 찍은 사진이었고 이어서 자신은 남해에서 일식집을 내야겠다며 자신감과 기대에 잔뜩 부풀어서는 톡을 보내왔다.


금전적인 일이든, 자신의 미래든 나처럼 두려움과 부담감 보다 늘 기대와 희망으로 달뜬 언니의 모습이 나는 늘 의아하다.  어떻게 저렇게 용감할 수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에 잠기곤 한다.


한식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그것도 나름 시험이라고 부담감이 컸는지 간밤에 내가 파스타집 사장이 되어 식당에서 일하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의 나는 부담감 없이 열심히 파스타를 만들고 서빙하면서  신나게  일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꽤 즐거운 느낌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그 새벽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준비하고 있는 꿈이 이뤄지든, 그저 꿈으로 남든 그것을 품고 일상을 살아가는 일 자체만으로도 즐거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것이다.  


현재의 버거운 삶에 집중하는 것도 늘 도망치고 싶을 만큼 두려웠던 나.

마음속으로 그런 자신의 등을 다독거리며 미래, 꿈과 같은 만져보기도 겁나했던 것들을 이제는 품에 끌어안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언제 엄습할지도 모르는 막연한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 소박한 작은 꿈을 안고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것도 감사했고, 그 꿈이 이뤄지든, 그렇지 못하고 그저 꿈으로 사라지든 그 과정을 즐겁게 즐기면서 그 시간의 삶을 살아가는 것도 현명한 삶의 과정 중 하나라는 깨달음이 무척이나 감사했다.  


죽음보다 삶에 집중하기로 했던 내 결심을 다시 일깨워 보자.

두려움보다 설렘으로 삶을 마주해 보자.  작은 시도, 작은 노력으로 삶에 좀 더 많은 고리들을 걸어보자.  어차피 살아내야 하는 삶이라면 성실하고, 아름답게 꾸며보자.

각자의 내면에는  정교하게 연마된 자기만의 조용한 나침반이 있어요.

가장 내려놓기 어려운 생각이 결국엔 우리에게 가장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들여다보길 바랍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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