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생각한 것들(임경선 지음) 책 리뷰 2
이번 리뷰에서는 전업작가인 예술가로 사는 삶은 어떠한가 와 글 쓰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작가로서의 삶은 첫 번째로 진정한 만족이 없기에 만성적인 불만족에 시달리는 일이 일상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많고 글이 잘 써지는 몰입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평화가 없는 삶이 작가의 삶이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나에게는 결코 소박하지 않은 '연재'를 시작하면서 느끼는 부담감과 압박감 등을 떠올리며 작가의 일상적인 마음과 비슷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글이라는 것이 결코 나만의 것이 아닌, 타인이 목표가 되는 것이기에 아무리 보잘것없는 글이어도 최선을 다해 일주일을 고민하며 같은 글을 수십 번 퇴고하는 지루하고, 힘든 시간들을 견디는 것이 전문적으로 글을 쓰든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든 공통된 고통의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괴롭고 삶의 질이 낮음을 감수하고서라도 정기적으로 글을 오랫동안 쓸 수 있게 하는 힘은 바로 글 쓰는 일 자체를 정말로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글이 잘 써지든, 잘 안 써지든 글을 쓸 때 오는 괴로움의 시간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글 쓰는 사람들의 태도라고 말한다.
*퇴고의 괴로움과 평가에 대하여
글 쓰는 사람들의 괴로움 중 하나로 원고 수정을 꼽으며 저자는 이렇게 토로한다.
수정을 좀 더 편하게 하는 방법은 없다. 수정이 어려운 것은 내가 쓴 것을 스스로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정은 나의 부족함을 정면으로 보는 일이다.
거기에는 반드시 내가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과 그에 따른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162쪽에서 발췌)
'나의 부족함을 정면으로 보는 일'
나의 실력을 민낯으로 대하는 일이기에 이 또한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불편함은 또 다른 발전의 길을 모색하게도 하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다. 반드시 나의 글이 나아질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믿음!!! 말이다. 이때까지 그렇게 야멸찼던 작가의 글에서 훈풍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수많은 수정의 과정을 거쳐 책을 낸다고 해도 모든 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저자에게도 불가능한 일이다. 책을 내고 그에 대한 평가의 부담감과 비판의 두려움에서 작가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여러 인고의 과정을 거쳐 책을 내었다고 해도 이후 그에 대한 비판을 안고 가야 하는 것이 작가의 길이다. 하지만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자위하며 계속 써나가는 것, 계속 만들어 나가는 것이 글 쓰는 사람이며, 작가임을 저자는 강력히 어필한다.
그렇게 꾸준히 글을 쓰는 길을 갈 때 언젠가는 자신의 작품을 알아주는 독자를 만나게 되거나 그도 아니라면 그 누군가의 평가에 대해서 예전처럼 마음이 많이 흔들리지 않는 시간이 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말이 내 마음에도 잔잔하게 다가왔다.
*누가 작가인가
우리는 글에 진심이 아닌 사람들이 글을 쓰겠다고 하는 게 심기에 거슬리는 것이다. 사랑에 진심인 사람이 사랑을 즐기는 수단으로만 보거나, 사랑의 쾌적하고 좋은 부분만을 취하려는 사람을 바라볼 때의 울화와도 비슷하다.
우리는 결코 글을 쉽게 생각할 수 없고, 도저히 글에 '쿨'할 수가 없는 것이다.(223쪽에서 발췌)
이렇게 작가는 글 쓰는 모든 과정의 괴로움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치열하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진심'에서 오는 것임을 고백한다.
그 진심 때문에 작가가 글 쓰는 활동 이외에는 자신의 육아활동과 취미 등 자신을 위한 시간을 철저히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하여 수행자와 같은 삶의 방식을 참아내는 작가들의 생활태도가 이해가 되었다.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으며 아름다운 것(글쓰기)을 지키기
그리고 평생 글과 함께 살아가는 동안 중요한 것은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가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어떤 반응이나 평가에도(설령 그것이 자신이라고 할지라도) 휩쓸리지 않도록, 마음이 상하지 않게 나를 지키는 것이 스스로에게 부과된 책임임을 강조한다.
책을 마치며 작가는 작가로서의 삶에서 다른 작가의 귀한 재능을 알아보는 경이, 작업하면서 느끼는 신성한 몰입의 즐거움 등 글과 함께 하는 동안 아름다운 순간들을 더 자주 마주하고 느끼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글을 쓰는 동지로서의 푸근한 시선... 그것이 부족했음을 깨닫고 좀 더 많은 작가의 글을 마주하리라 마음먹어 보기도 했다.
*리뷰를 마치며
처음 책을 펼쳤을 땐 글에 대한 관심과 진심만은 글 쓰는 사람으로서 공감과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작가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일만큼 글이 매정하게 느껴졌었다.
이에 더해 글의 중반에서는 작가가 책을 내기 전 지인이 "아무나 글 쓰고 책 좀 내지 말라고 맵게 써 달라"는 요청의 말에 또 마음이 다쳤지만 이 또한 좋은 글을 쓰고, 그러한 글들이 많아지길 희망하는 작가의 진심 한 조각이 더해져 나온 말이라고 짐작하며 이해가 되기도 했다.
평생 글을 쓰면서 살아갈 나에게 좋은 친구로서의 글을 어디 내놓아도 조금은 덜 부끄러운 글을 쓰고 싶다. 하지만 그 과정이 버겁고,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또한 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과정이며 좀 더 좋은 글을 쓰는 길을 알아가는 것이 글을 사랑하는 방법임을 알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겠다는 결의도 다져 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