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리 Nov 15. 2020

이름 없는 차 한 대

무슨 사연을 갖고 있는 거니

 출근할 때마다 지나치는 차 한 대. 경고장이 우수수 붙어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방문증에는 이미 날짜가 수시일도 지난 것으로 보여지는데다가 날짜가 지났으니 차를 빼 달라는 경고장도 지속적으로 붙어있다.

 

 누군가 더 이상 이 차를 쓸 일이 없어서 여기에 두고 도망간 걸까. 아니면 누군가 사연이 있어 이 차를 찾으러 올 수 없는 상황인 걸까. 차 하나에도 왜 사연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매일 아침 출근하며 이 차는 무슨 사연을 갖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어느 날 출근하다 보니 차가 사라졌다. 차가 있어야 할 자리에 폐차 관련 정보지만 떨어져 있고 차는 없다.


 매일 출퇴근하며 그 차를 보며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어떤 사연을 갖고 한 곳에 머물러야 하는 이름 모를 자동차가 내 처지랑 비슷해 보여서일까. 그 차의 행방은 찾을 길 없지만 그 차가 있어야 할 곳에 있길 바라며, 이제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있어야 할 곳으로 잘 떠났길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