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필요한 위로가 있다.
어느 날 친구가 조부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이야길 하고 싶었지만 쉽게 나오지 않았다. 발인날로 추정되는 날 아침, 할아버님을 잘 보내드렸냐는 연락을 했다.
다른 친구는 오랜 기간 사랑하던 연인과 이별을 했다. 한 동안 연락이 없다가 너무 아프다는 이야길 듣고 그 날 퇴근하자마자 친구를 만나러 갔다.
이쯤 살았으면 누군가 연애가 끝났다거나 뜻밖의 이별했다는 이야길 들었을 때 어떤 위로를 건네야 좋을지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난 아직도 어떤 위로가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 아끼는 사람의 마음에 아주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는 건 대체 어떤 걸까.
나는 내가 힘들 때 옆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 하지만 가끔은 현실을 마주 봐야 할 때 뼈속 깊이까지 때려주는 위로도 필요한 것 같다. 그때마다 적절한 위로를 해줄 만한 사람을 찾게 되는데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날. 나를 찾아준 나의 친구들에게 나 역시 위로가 되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