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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Jun 24. 2019

그 날의 색깔

color of the day, 오늘은 무슨 색이었나요?

책을 만들기로 하고 과정을 공유한 이후로 나와 민의 대화 내용은 기승전책제목으로 흘렀다. 사실 나보다 민이 의견을 더 많이 냈는데 나는 보통 거절하는 편이었다.


내가 말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

아니 그런건 아닌데, 내 글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제목이라기엔 너무 무거워서 모르겠어. 라는 대답을 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놓는 그는 왜인지 즐거워보였다. 처음엔 잘 모르겠어서 답변이 우물쭈물했는데 점차 내가 생각했던 제목들에 비슷해질 때쯤, 그가 이건 그냥 지나친 후보들이야 하고 몇 가지 후보군을 주었다.


그 날의 색깔 color of the day

그래, 바로 이거야! 하고 땅땅, 하자마자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의 상세 설명을 수정했다. 검색 해봐도 비슷한 무엇도 나오지 않아 좋았다. 어쩌면 영문 버전은 어디선가, 누군가 쓰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영문보다 국문이 더 좋으니까!


제목 후보군을 내놓는 즐거움에 빠져있던 그는 이제 나의 즐거움을 뺏겼다며 조금 (많이) 아쉬워했지만 나는 아주 마음에 드는 제목을 내 평생 절친이 지어줘서 행복해졌다. 책 제목을 정하고 나니 세부 사항이 어느 정도 머릿 속에 그려지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살아있다는 느낌은 이런 거겠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닌 딴짓을 해야한다는 건 이런 걸 의미한 거겠지. 나는 딴짓을 참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도 이런 평생 꿈은 또 새로운 느낌이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책 제목이 정해졌다.


당신의 오늘은 무슨 색이었나요?

그 날의 색깔, day of the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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