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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Oct 11. 2019

인생은 초콜릿 상자처럼

무더웠던 여름과 쌀쌀한 가을 그 중간에서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쓴지 벌써 3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 시간동안 나는 사랑을 속삭였고, 업무에 좌절했고, 재미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건강을 잃고 다시 챙기기에 돌입했다.


사랑을 속삭이다.

나는 남편이라는 단어를 썩 좋아하지않는다. 마누라라는 표현도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다. 자기야는 조금 가벼워보이는데 여보는 좋아해.

닥터마틴신고 w 만드는 우리

가까운 미래에 나의 여보가 될 사람과 사랑을 속삭이는 동시에 하나도 어렵지 않은 결혼 준비 중 현실의 쓴 맛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 3개월은 약 90분동안 이루어질 우리의 결혼식을 위한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리는 나름대로 여유롭게 준비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의 웨딩 로망을 만만히 봤다가 큰 코 다칠 뻔했다. 그래도 90분 동안 “우리 결혼했어요” 찍을 준비는 얼추 끝났고 이제 찐 결혼을 맛봐야 할 시간이 왔다는 건 함정.


업무에 좌절하다

도돌이표였다. 내가 스트레스 받는 지점은 똑같다는 걸 또 다시 느낀 지점, 커뮤니케이션 타이밍 그리고 사람관계.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내 일상 생활에 대해 눈치보지 않아도 되지만 그 때도 어려웠던 건 지금도 어렵다. 이제 나에게 클라이언트는 없지만 협력 업체가 다양해졌고 사람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밖에 없었던 아이러니한 상황. 그리고 그 상황에 내 커리어 고민까지 더해 한없이 속상했던 시간.


뭐. 어떻게든 되겠지.


재미를 만들다

그런 와중에도 셍느공간 제품을 만들었다. 밤새 포장도 했고 더 예쁘게 찍을 방법은 없을지 입고처에 보내기 전, 내 제품이 더 돋보이게 더 잘 팔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했다.

칼선스티커 제작을 도전하다

그리고 컨텐츠 기획, 제작에서 손놓긴 싫으니까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그러고는 편집도 하고 싶으니까 간단하게 어플로 편집하다가 결국 성에 안차서 프리미어 프로를 설치했다. 삼각대 놓고 열심히 촬영한 영상을 이어 붙이고 자막을 타이핑했다.

유튜브에서 셍느공간 구독해주세요,,

그렇게 3개의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아직 내 성에 안차지만 다음 영상은 좀더 완성도 있는 영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찾아보며 어떤 영상을 만들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심지어 TV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촬영 기법, 보정톤, 타이포 효과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더 잘찍고 더 잘 편집하고 싶은 욕심에 동영상 클래스를 들을까 고민하기도 했고.


다음엔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재밌는 거 인정. 아 천상 컨텐츠 하고 살아야 할 팔자인가보다.


건강을 챙기다

어깨에 두 마리 곰을 얹고 다니는 걸론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나이기에 건강에 신경써야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터졌다. 다시 신우신염 징조가 보인 것이다.


말해 무엇하랴. 연애하고 업무하고 컨텐츠만들고 몸이 세 개는 됐으면 좋겠다고 입에 달고 살았다. 그래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안먹던 종합비타민부터 다양한 영양제를 챙겨먹었는데 나빠지는 건 한 순간이더라. [충격!] 삼십대 체력은 하루가 다르다는 언니들 말이 사실로 밝혀져..


그래서 큰 맘먹고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집 앞 필라테스 센터에 1:1 재활치료 겸 필라테스를 등록하고 일주일에 1~2회 정도 퇴근하고 50분동안 스트레칭 겸 운동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카드 긁을 때는 내 돈!!!!! 하고 아까웠는데 한 번 갈 때마다 시원한 건 운동이 하고 싶은 이유인 걸. 그래도 운동 예약 되어있는 날 퇴근하고 나서 집에 가면 나는 왜 비싼 돈을 내고 나를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징징 거리기 일쑤라는 건 안비밀.

나 자신 토닥토닥하기

글로 적고 보니 나의 3개월이 바빴다. 나태하게 산 줄 알았더니 꽤 부지런하게 살았구나. 요새는 빨리 내년 4월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다. 힘든 건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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