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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Feb 02. 2020

결혼으로 만들어지는 가족

5. 우리 가족이 달라졌어요

 이제 곧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 아직 법적으로나 동거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실질 혼은 아니지만 내가 그에게 새로운 가족이 된 것처럼 우리 집에도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정현종 / 방문객


 그가 옴으로써 내 인생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도 새로운 영향력을 준다는 것을 깨달은 건 지난 추석이었다. 집안에 음식 냄새가 풍기는 건 매일 저녁 똑같은 일이었지만 웃음이 넘치는 음식 준비는 꽤 오랜만이었다.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을 식구라고 부르듯 그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과 밥 먹는 사이가 되었다. 처음엔 “형.. 형부”라고 부르던 동생도 어느덧 “형부도 온대?”라고 물어볼 만큼 조금은 친숙해졌고 엄마도 같이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는 것이 익숙해진 눈치다. 우리 아빠는 말할 것도 없이 소파에 앉아 같이 TV를 보며 운동 경기를 설명하고 내심 아빠의 골프 취미를 같이 했으면 하는 눈치까지 보인다.


 그렇게 그는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이 된 것 같다. 아직도 어떤 질문에는 당황하고 나와 엄마 사이에서 이 모녀의 대화가 싸우는 것인가를 눈치 보는 듯하지만 그렇게 새로운 사람이 식구가 될 준비를 하면서 우리 가족 사이에도 조금은 새로운 분위기가 불어오는 게 느껴진다. 그건 우리 가족에게 참으로 대단한 일이고, 그에게 새삼 고마워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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