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맑은산악회 20주년 및 1000회 등산!
사람이 모인 곳 어디에나 다양한 단체와 커뮤니티가 있다. 이것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인류의 한 형태다. 서로 만나 취미, 오락, 배움, 비지니스 등으로 소속감을 느낀다. 이 또한 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SNS 등을 통해 편리하게 소통하며 더욱 많은 모임이 만들어지고 활성화 된다.
북경에 있는 교민 단체인 “북경맑은산악회!” 또한 이러한 이유에 맞게 구성된 등산회다. 돌이켜 보면 벌써 20여년 전부터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주변 산을 다니며 건강과 우의를 다졌다. 그러던 중 1998년 5월 어느 날 창평구 호욕 이라는 산에 갔다. 10명 전후의 사람들이 점심 식사 후 배낭에 기대어 하늘을 보며 휴식하는데 그날 따라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천공이 푸르게 푸르게 펼쳐 졌다. 여기에 영감을 얻어 정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북경맑은산악회!” 다.
이렇게 도화선에 불을 붙이니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이 많아 지고, 한국에서도 등산을 중심으로 아웃도어 바람이 불어 회는 나날이 발전하여 3개의 차량으로 1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통이 만들어 지기 시작 했는데 비와 눈 그리고 태풍, 엄동설한에 관계 없이 춘하추동 매주 토요일이면 언제나 산행을 갔다. 처음 참석하는 사람이나 개인 사정으로 오랜 시간 나오지 못한 이도 주말인 토요일에 정해진 장소에 나가면 모두가 환영 한다.
매년 1월1일 해돋이 산행 때는 코끝이 쎄한 찬바람과 함께 어두운 산길을 걸었다.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새로운 다짐 속에 신년의 안녕을 기원 하기도 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국을 먹으며 서로에게 덕담을 주고 받았다.
시산제 때는 돼지머리를 산신령께 올리고 유~세~차~!를 길게 뽑으며 사고 없는 등산을 기원한다. 막걸리와 붉은 시루떡 등으로 음복을 즐기면 한 해의 안전한 산행이 보장 된다. 매년 산악회 생일 및 100단위의 기념 산행 때는 술과 함께 이어지는 노랫가락 속에 속세의 근심을 잊어 버렸고, 외지 명산을 찾아 떠나는 특별 산행은 삶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 되었다. 또 연말 총회 때는 회원과 외부 인사가 어우러져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의 발전을 도모 했다.
계절별로 다양한 경치를 보여 주는 산과 함께 하는 시간은 모든 이의 가슴 속에 아름다운 추억과 감성을 낳는다. 이를테면 봄이면 맑은 새소리를 들으며 꽃 그늘에서 자란 각종 산나물이 싱싱한 향기와 함께 밥상으로 이동한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다 가끔씩 웅덩이로 뛰어 들며 개구쟁이 시절로 돌아 간다. 한편으로는 초원을 걸으며 고산의 시원한 바람에 여름을 잊기도 하고, 만개한 야생화 군락을 보며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뭉개 구름과 어우러진 푸른 하늘 아래서 청춘처럼 벅차 오르는 가슴을 안고 멀리서 풀을 뜯는 평화로운 양떼를 본다.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변하는 초원과 알록달록 물들어 떨어지는 낙엽 속을 걷는다. 이런 추색의 발길에는 인생에서 느끼는 삶에 대한 철학이 있고, 이에 대한 화답인양 초목에는 조롱조롱 열매가 맺는다. 이렇게 성숙된 계절은 절기 따라 온도가 내려 가고 산은 점점 단색으로 변한다. 겨울 등산의 백미인 눈 오는 산을 걸으면 등에는 열기가 오르고 아득한 산과 들에는 순백의 서정이 만들어 진다. 이러한 경치를 감상하며 산야를 누비는 것이야 말로 더 없는 즐거움이다.
수십 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산행의 기쁨은 각자의 가슴속에 건강과 함께 지워지지 않는 추억으로 자리 했다. 그리고 그 흔적들은 카페에도 사진과 후기로 남아 있다. 20년 동안 매주 한결 같이 산으로 출발하는 모임인 “북경맑은산악회!”는 어느 교민 모임보다 역사가 깊다. 그래서 더 많은 참여와 봉사 및 안전이 요구 되는 커뮤니티이다. 당연히 누구나 참석 가능하게 문이 열려 있으니, 많은 분들이 함께하여 건강과 체력을 다지길 바란다. 2018년 새해에 20주년과 1,000회 기념 등산이 있는 “북경맑은산악회!”가 더 큰 발전이 있길 바라며 동시에 축하와 찬사를 보낸다.